강원 화천서 돼지열병 발생… 1년만에 또 양돈농가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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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지역서 확진판정은 처음… 11일 오전5시까지 이동중지
10km내 사육돼지 도살처분 방침
작년 이어 농가 피해 커질 우려

강원 화천군의 한 양돈농장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잠잠했던 ASF가 1년 만에 재발하며 양돈농장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화천군 양돈농장에서 출하한 어미 돼지 8마리 중 폐사한 3마리를 정밀 검사한 결과 ASF로 확진됐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9, 10월 경기 파주시 연천군 김포시, 인천 강화군의 양돈농장 14곳에서 사육돼지 ASF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강원 지역에서 사육돼지 ASF 확진 판정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농장은 ASF에 걸린 야생멧돼지 출몰 지점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곳에 위치해 그동안 당국으로부터 돼지와 분뇨, 차량 통제를 받아 왔지만 발병을 피하지 못했다. 화천군은 전체 야생멧돼지 ASF 발병(758건) 중 38%(290건)가 발생한 지역이다.

당국은 11일 오전 5시까지 경기·강원 지역의 양돈농장과 도축장, 사료공장 등에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발병 농장을 포함해 인근 10km 내 모든 사육돼지(2465마리)를 도살처분할 방침이다.

ASF는 치사율이 100%에 이르는 돼지 전염병으로 1921년 아프리카 케냐에서 처음 발견돼 유럽으로 전파됐다. 세계 각국의 근절 대책으로 자취를 감춘 것처럼 보였으나 2007년 다시 출현했다. 아시아에서는 2018년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서 처음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처음 발견돼 약 15만 마리의 돼지가 도살처분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ASF가 발병하면서 양돈농가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ASF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해 지난달부터 ASF 피해 농가의 돼지 사육 재개에 나섰다. 하지만 이날 발병이 확인되자 재사육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초기 진압에 실패할 경우 피해 농가들의 돼지 사육 재개가 장기간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은 최근 야생멧돼지에서 ASF가 발견된 지역의 도로와 하천, 축산시설을 집중 소독하고 경기·강원 접경 지역의 양돈농장을 전수 조사해 추가 확산을 차단할 계획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양돈농장은 손 씻기, 장화 갈아 신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ASF가 의심될 경우 바로 지방자치단체와 검역본부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ASF는 아직 치료제는 없지만 섭씨 70도에서 30분간 가열하면 바이러스가 죽고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잠복기는 3일에서 21일이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아프리카돼지열병#a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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