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차범위 최소화 ‘로봇 인공관절 수술’… 정확도 높이고 후유증 줄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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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트라이커
3D 시뮬레이션으로 수술 계획
필요한 환부만 정확하게 잘라
인대-신경 손상 적고 회복 빨라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왼쪽)과 유순용 원장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들어가기 전 환자의 사전 3D정보를 통해 수술계획을 확인하며 의논하고 있다. 목동힘찬병원 제공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왼쪽)과 유순용 원장이 로봇 인공관절 수술에 들어가기 전 환자의 사전 3D정보를 통해 수술계획을 확인하며 의논하고 있다. 목동힘찬병원 제공
“10년 동안 관절염을 앓으면서 밤에 잠을 못 이룰 정도로 통증이 심했는데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평범한 일상을 되찾았어요. 관절염은 치료받고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

장정분 씨(70·여)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앉았다 일어나는 것조차 혼자 할 수 없을 정도로 무릎 통증이 심했다. 의사는 양쪽 모두 무릎 관절염 말기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 씨는인공관절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먼저 왼쪽 무릎을 수술하고 회복하던 중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는 말에 오른쪽 무릎은 로봇 시스템을 이용해 수술을 받았다. 장 씨는 “비슷한 시기에 양쪽 모두 수술을 받아보니 로봇 수술을 한 부분이 다리가 덜 붓고 수술 후 컨디션이 좋았다”며 “통증이 적어 재활치료를 받기에도 더 수월했다”고 말했다.

장 씨의 수술을 집도한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나이 들어서 나타나는 무릎 통증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참는 분들이 많은데 연골 손상이 더욱 심해지면 수술 후 회복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빨리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밀한 절삭이 가능한 로봇 수술은 오차를 최대한 줄여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고 환자의 회복 속도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로봇 수술은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현재 의료계의 많은 분야에서 빠르게 상용화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뼈의 절삭 범위,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 위치, 인대 균형 등을 로봇이 계산해줌으로써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고 수술 후 예후도 좋은 편이다.

인공관절 크기-삽입 위치 미리 예측


환자마다 관절의 상태와 해부학적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환자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공관절을 정확하게 삽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마다 고유한 해부학적 특성 분석과 정확한 환부 측정이 가능하다.

먼저 환부를 컴퓨터단층촬영(CT)해 특화된 소프트웨어를 통해 3D로 변환한다. 가상의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환부 상태를 분석하고 뼈 절삭 범위와 인공관절의 크기와 삽입 위치를 정해 1차 수술 계획을 수립한다. 관절 크기, 모양은 환자마다 다르기 때문에 3D로 시각화해 예측해야 오차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후 수술에 들어가기 전 환자의 다리를 구부리고 펴면서 관절 움직임과 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하고 CT 영상으로 확인이 어려운 다리의 축과 인대의 균형, 연부 조직 등을 로봇에 입력해 정확도를 더욱 높인다. 환자의 모든 상태를 고려한 결과값이 로봇에 의해 계산돼 3D 화면으로 나타나면 숙련된 의료진이 로봇 팔을 이용해 수술을 진행한다. 세밀한 사전 수술 계획은 수술의 정확도를 향상시켜 수술 후 통증을 줄이고 운동 기능도 높일 수 있다.

2018년 영국 런던대병원과 런던 프린세스그레이스 병원이 공동 연구해 정형외과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일반 수술에 비해 통증이 약 56.5% 낮으며 수술 후 3일 이내 평균 무릎 굴곡을 측정했을 때 운동 범위가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 손상과 출혈 적어 회복 속도 향상


마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사전에 정해진 최소한의 범위만 정확하게 절삭함으로써 주변 조직의 손상 및 출혈을 최소화한다. 실제 수술 중에는 햅틱존이라고 하는 가상의 안전구역을 만들어 수술의 정교함을 높인다. 로봇 팔이 수술 범위인 햅틱존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작동이 멈춘다. 수술 후 통증 감소는 환자가 빠른 시간 내에 재활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줘 관절 기능 회복을 앞당기는 데 도움이 된다.

다리 축 정렬을 로봇 프로그램을 활용해 맞추기 때문에 뼈에 구멍을 내지 않아도 돼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출혈량이 적다. 출혈이 줄어들면 수혈을 최소화할 수 있어 수혈로 인한 감염 위험이나 혈전증 등 합병증 예방이 가능하다. 고령 환자들도 수술에 대한 부담감을 줄일 수 있다.

왕배건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수술 후 환자의 무릎 굴곡 각도나 걸음걸이 변화 등 눈에 보이는 수술 결과도 중요하지만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이나 통증도 중요하다”며 “로봇 시스템으로 정밀한 절삭이 진행되면 인대와 신경 손상을 최소화하고 과도한 출혈도 막을 수 있어 환자의 만족도는 높아진다”고 말했다.

심현우 한국스트라이커 대표이사는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 ‘마코(Mako)’는 하버드대병원, 메이오 클리닉 등 전 세계 26개국의 유수 의료기관에서 30만 건 이상의 수술을 시행하고 150여 건의 학술논문이 발표된 만큼 효과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수술”이라며 “6월 마코 로봇을 도입한 목동힘찬병원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최단기간인 33일 만에 100차례 수술에 도달한 후 현재 월평균 수술 건수가 100여 건으로, 미국 최고 정형외과 전문병원인 HSS(Hospital for Special Surgery)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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