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대청도서 대형견 ‘차우차우’ 3마리로 섬 들끓어…무슨 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30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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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방송화면 캡처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서해 최북단 섬인 인천 옹진군 대청도의 이장 A 씨(61)가 애지중지 키우는 중국의 대형 견종 ‘차우차우’ 3마리로 인해 섬이 들끓고 있다.

올 3월 3월 오후 11시경 대청파출소와 50m 떨어진 대청면 대청리 7번길을 이모 씨(64·여)가 휴대전화를 보면서 홀로 걷고 있었다. 애견 치와와를 등 뒤의 배낭에 넣어 업고 슈퍼마켓으로 향하던 도중 A 씨의 집에서 뛰쳐나온 차우차우가 이 씨를 덮쳤다. A 씨가 뒤따라와 차우차우의 옆구리를 발로 걷어찼지만 다른 차우차우 2마리도 이 씨에게 위협적으로 다가섰다. 이 장면은 골목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생생히 녹화돼 있었다.

이 씨는 A 씨의 부축을 받고 다리를 절면서 탈출했다. 이 씨는 신경이 끊어진 팔과 이빨 자국이 선명한 허벅지 봉합 수술을 받느라 1개월가량 입원해 치료받았다. 지난해 1월에도 차우차우에게 팔과 다리를 심하게 물렸던 그는 “아직도 물리치료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잠을 자다 개에게 물리는 악몽을 꿔 소리치며 일어나고 있다”며 후유증을 호소했다.

21일에는 또 다른 주민이 자식처럼 아끼는 애견 포메라니안을 차우차우가 물어 죽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주민은 “옥상에서 뛰어내린 차우차우에게 물려 즉사했다. 3년 전에는 옆집 주민의 애견이 차우차우에게 물려 죽었다”고 전했다.

대청도 주민 100여 명은 올 4월 “살인마와 같이 사람을 물어뜯는 개를 하루속히 제거해 달라”며 탄원서를 면사무소에 냈다. 면사무소는 “차우차우는 맹견으로 분류가 안 돼 강제 처분이 어렵다”며 수수방관하다 애완견이 죽는 사건이 발생하자 차우차우 3마리 중 1마리를 동물보호소에 격리 조치했다. A 씨는 “형편이 어려워 피해자에게 목돈을 마련해주지 못해 법적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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