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대화 무단인용 논란’ 김봉곤 “젊은작가상 반납…진심으로 사과”

  • 뉴스1
  • 입력 2020년 7월 21일 13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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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을 동의없이 인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작가 김봉곤의 소설이 20일 서울의 한 서점에 진열돼 있다. 2020.7.20/뉴스1 © News1
지인과의 사적인 대화 내용을 동의없이 인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작가 김봉곤의 소설이 20일 서울의 한 서점에 진열돼 있다. 2020.7.20/뉴스1 © News1
김봉곤 소설가(35)가 지인과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소설 내용으로 사용했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된데 대해 “사죄드린다”며 “단행본 ‘여름, 스피드’와 ‘시절과 기분’을 모두 판매 중지하고 그런 생활에 주어진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김봉곤 소설가는 21일 트위터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를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사적대화 무단인용 관련 입장을 밝힌) 두 분의 말씀을 통해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며 “앞으로도 이 문제를 직시하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이어 “제 소설로 인해 고통받은 두 분께 사죄드리고, 독자 여러분, 출판 관계자분, 동료 작가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봉곤 소설가를 둘러싼 논란의 시작은 그의 단편소설 ‘그런 생활’에서 주인공 ‘봉곤’과 성적인 대화를 가감 없이 나누고 조언하는 인물 ‘C누나’가 본인이라고 밝힌 C씨의 입장문이 공개되면서부터다. C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과의 카카오톡 대화를 동의 없이 ‘그런 생활’에 인용했다고 주장했다.

C씨는 김 소설가에게 내용 수정을 요청했지만 변호사를 선임하기 전까지 수정하지 않았고, 출판사 측에는 수정사항 공지 및 김 소설가의 젊은작가상 수상 취소 등의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김 소설가는 ‘그런 생활’로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에 김봉곤 소설가는 지난 11일에 이어 16일 트위터에 입장문을 발표하고 “차용 동의를 얻었다고 판단했다”면서도 “미숙한 소통으로 인해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후 김 소설가의 단행본을 출간한 출판사 문학동네와 창비는 내용 수정이 있기 전 출간된 판본에 대해 수정된 판본으로 교환해준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봉곤 소설가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소설가의 다른 단편 ‘여름, 스피드’와 관련해 지난 17일 트위터 이용자 A씨는 “저는 김봉곤 작가의 데뷔 표제작 ‘여름, 스피드’의 영우로, 실존 인물”이라며 “다행히 실명은 영우가 아니지만 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사실로 적시돼 아웃팅 당한 이력을 두 번 갖게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처음 ‘여름, 스피드’를 읽었을 때의 당혹감과 모욕감은 이후로 저를 내내 괴롭혀왔다”며 “제게는 소설 속에 등장한다는 어떤 동의 절차도 없었다”라고 밝혔다.

A씨는 또 ‘그런 생활’에서처럼 자신이 김 작가에게 수년 만에 연락하기 위해 전달한 페이스북 메시지가 동일한 내용과 맥락으로 ‘여름, 스피드’의 도입부로 쓰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문학동네는 ‘여름, 스피드’와 ‘그런 생활’이 담긴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창비는 ‘그런 생활’이 수록된 김봉곤 소설집 ‘시절과 기분’의 판매를 각각 아예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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