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가리봉 ‘벌집’ 확 달라졌네

박창규 기자 입력 2020-05-13 03:00수정 2020-05-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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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거재생 8곳 연내 마무리
철거 대신 고쳐쓰는 도시재생 4년… 낡은 계단 정비-하수관 개량 착착
공동판매장 등 지역산업도 청신호… 市 “젠트리피케이션 차단도 주력”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의 가파르고 좁아 걷기 불편했던 낡은 계단과 골목(왼쪽 사진)이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에스컬레이터가 놓이는 등 깔끔하고 편리하게 단장됐다. 서울시 제공
서울 용산구에는 남산 아래 첫 동네인 해방촌이 있다. 해방촌은 1950년 6·25전쟁 이후 서울역과 가까운 이 동네에 실향민과 이주민이 모여들면서 생긴 동네다. 1970, 80년대에는 스웨터를 만드는 조그만 공장들 덕분에 사람들이 붐볐다. 이후 공장들이 교외로 이전하고 인구가 줄면서 오래된 집들만 그대로 남겨졌다.

고층 아파트 중심 재개발을 선택한 다른 지역과 달리 이곳은 마을 곳곳에 남아있는 오래된 삶의 흔적과 주요 자산을 보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해방촌은 젊은 예술가와 상인, 외국인들이 찾는 매력적인 동네로 거듭났다. 낡은 계단과 보도는 정비하고 보안등과 폐쇄회로(CC)TV를 달아 안전한 곳으로 바뀌었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해방촌을 비롯해 성수, 신촌 등 도시재생활성화지역 8곳의 ‘주거재생 선도·시범사업’이 올해 안에 마무리된다. 추진 중인 192개 세부사업 가운데 3월 말 기준 158개(82.3%)가 완료됐다. 거점시설 설치, 주거환경 개선 등 남은 34개는 막바지 작업 중이다.


앞서 서울시는 2016년 전면 철거 대신 고쳐서 다시 쓰는 ‘서울형 도시재생’을 슬로건으로 1단계 주거재생사업을 시작했다. 8곳은 △창신·숭인 △해방촌 △가리봉 △성수 △신촌 △장위 △암사 △상도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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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1단계 사업을 추진하면서 △정주여건 개선 △지역산업 보존 및 활성화 △역사·문화 자산의 지역 자원화 △지속가능한 주민 주도 자생기반 마련의 4개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창신·숭인 지역에는 골목길 방범용 CCTV 14대, 태양광 조명등 200곳 등을 설치해 범죄 예방 환경을 조성했다.

장위 지역은 ‘가꿈주택’ 사업을 통해 오래된 주택 200채 이상의 주거 여건이 개선됐다. 담장을 허물거나 낮추고 바닥을 포장하고 오래된 하수관을 개량하는 등 골목길 풍경을 바꿨다. 신촌 골목길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됐다. 가파르고 좁아 걷기 불편했던 낡은 계단이 사라지면서 이동이 한결 편리해졌다.

지역 산업의 보존과 활성화를 위해 해방촌에는 기존 니트 산업과 청년 예술 공방을 결합한 공동 판매장이 들어선다. 가리봉 지역에는 과거 젊은 근로자들이 거주했던 단칸방 주택인 이른바 ‘벌집’을 주민들의 교류 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시는 지속가능한 지역 활성화를 위해 주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시설과 도시재생기업 지원에도 힘을 쏟았다. 그 결과 각 지역에는 주민소통회의, 공유부엌, 돌봄 키움센터, 창업공간 등의 다목적 활용 공간 20곳이 들어섰다. 2017년 ‘창신숭인 도시재생협동조합’을 시작으로 마을을 관리하고 지역자산을 발굴하는 도시재생기업도 8곳을 선정했다.

시는 남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8곳의 현장 점검을 진행하고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지속적인 개선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재생사업 이후 마을이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원주민과 임차인들이 떠나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찾을 계획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서울형 도시재생#해방촌#가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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