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틀어막은 대만, 프로리그 봄을 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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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 세계 최초 개막전
KBO 출신 피어밴드 선발 눈길… 라쿠텐 ‘마네킹 응원’은 또 미뤄져
축구도 4곳서 동시에 킥오프… 중단됐던 농구, 최종전 마쳐

전 세계 스포츠팬들의 이목이 대만으로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주요 프로스포츠가 멈추거나 미뤄졌지만 방역 모범국으로 꼽히는 대만은 예외다. 대만에서는 12일 프로야구와 프로축구가 동시에 개막했다. 프로야구 개막은 세계 최초이고 프로축구는 전 세계 다섯 번째다.

이날 타이중 인터콘티넨털 경기장에서는 중신 브러더스와 퉁이 라이언스의 중화직업봉구대연맹(CPBL) 개막전 경기가 펼쳐졌다. 당초 CPBL은 150여 명의 관중을 입장시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대만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무관중으로 개막전을 치렀다.

그동안 접하기 쉽지 않은 대만 야구였지만 한국 팬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모습이 펼쳐졌다. KT, 키움 등 KBO리그에서 4시즌 동안 활약한 라이언 피어밴드(35)가 퉁이의 선발 투수로 등판했기 때문이다. 제1선발의 중책을 맡은 피어밴드는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제 역할을 했다. 이날 경기는 중신의 트위치 채널을 통해 생중계돼 국내 야구팬들도 경기를 볼 수 있었다.

프로야구 세계 최초 개막전은 사실 하루 더 일찍 치러질 뻔했다. CPBL은 당초 11일 중신과 라쿠텐 몽키스의 경기를 개막전으로 열 계획이었다. 중신의 선발 투수로는 한화와 넥센 등에서 뛰었던 에스밀 로저스가 예고되어 있었다. 하지만 경기 전 내린 비로 개막이 하루 미뤄졌다.

마네킹 관중 등판(?)이라는 이색적인 광경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무관중 경기의 적막함을 없애기 위해 마네킹을 동원하려 했던 안방 팀 라쿠텐은 11일 경기에 이어 12일 푸방 가디언스와의 경기마저 비로 취소되면서 마네킹 응원을 선보이지 못했다.

같은 날 대만프로축구 정규리그인 타이완프리미어리그(TFPL)는 타이베이, 신베이, 타오위안, 타이난 등 4개 도시에서 개막 라운드를 치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에서 프로축구리그가 열린 것은 타지키스탄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적으로는 유럽의 벨라루스, 중미의 니카라과, 아프리카의 부룬디에 이은 다섯 번째다. 대만의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은 138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내에서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우승팀은 AFC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하위 대회인 AFC컵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날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3연속 챔피언 다퉁FC와 타이파워FC의 경기는 후반 추가시간 타이파워FC 리샹웨이의 발끝에서 터진 결승골(3-2)로 승부가 갈렸다.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최근 재개된 대만프로농구(SBL) 역시 12일 정규리그 최종전을 무사히 마치고 다음 달 플레이오프에 돌입한다.

대만은 올해 1월부터 중국발 입국자를 차단하고 검역 의무를 위반한 자국민에게 한화 4000만 원에 이르는 벌금을 부과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초반부터 강도 높은 방역을 펼쳤다. 그 결과 이날 현재 코로나19 사망자가 6명, 확진자가 388명에 그치는 등 확산 억제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스포츠 리그도 무사히 닻을 올렸다.
 
김배중 wanted@donga.com·조응형 기자
#대만#프로리그 개막#방역 모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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