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임정기념관 완공 때, 독립운동이 역사 주류 확인”

  • 뉴시스
  • 입력 2020년 4월 11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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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주년 임시정부 수립 기념사…친일 청산, 과거 극복 강조
"임시정부 정신, 반일에 머물지 않아…인류애 유산으로 남겨"
"임정 기념관엔 평범한 사람 얘기, 군경 뿌리 함께 남겨질 것"
"미래세대 역사의 당당한 주역 되도록…독립운동史 알리겠다"
"독립 선열 정신 깊이 새겨…코로나19 극복 위해 연대·협력"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광복이 우리의 힘으로 이뤄졌다는 것을 우리는 2021년 완공될 국립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에 영원히 새길 것”이라며 “친일이 아니라 독립운동이 우리 역사의 주류였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독립공원 어울쉼터에서 거행된 제101주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및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 기념사에서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는 3·1독립운동의 유산과 임시정부의 정신이 오늘에 살아있게 하고, 우리 미래세대들이 새로운 역사의 당당한 주역이 될 수 있도록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고 알리는 일을 잠시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0주년 기념식 참석을 계획했지만,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방미길에 오르면서 무산됐었다.

이날은 과거 100년의 역사를 청산하고, 새 100년을 여는 첫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취임 첫해 중국 상하이의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약속한 기념관 건립의 약속을 지키는 자리로써의 의미가 깊다. 이날 본격 착공에 들어가는 기념관은 2021년 완공과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걸었던, 위대한 독립의 길을 생생히 기리기 위해 모였다”며 “치열했던 역사의 장면들, 뜨거웠던 사람들의 삶을 임시정부 기념관에 영원히 새겨 넣고자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12월,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중경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방문했고, 독립운동가들의 혼과 숨결이 서려 있는 그곳에서 ‘임시정부 기념관을 짓겠다’고 약속드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1주년을 맞은 오늘 그 기념과 함께 드디어 기공식을 하게 되어 매우 감격스럽다”며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한 세기 동안 임시정부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해온 임정 요인들의 후손과 광복회원들께 국민을 대표해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일제에 빼앗긴 우리 민족 반만년의 역사를 이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수립했고, 우리가 독립국 민주정치의 자유민임을 선언했다”며 “이민족의 지배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군주주권의 역사를 국민주권의 역사로 바꿨, 전제군주제에서 민주공화제의 새 역사를 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조들의 3·1독립운동과 광복군의 항일무장투쟁으로 이어진 독립투쟁 역사가 식민지 나라 가운데 독립을 보장받은 1943년의 ‘카이로 선언’으로 이어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한 항전 속에서 민족의 역사를 변화시키고 민주적 역량을 발전시킨 것”이라며 “인내와 헌신, 연대와 협력으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기틀을 단단히 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임시정부 최고의 어른, 석오 이동녕 선생은 ‘산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山溜穿石)’는 좌우명을 남겼다”며 “역경에 굴하지 않았던 숭고한 애국심의 바탕에는 평범한 이들이 보여준 용기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있었고, 불의에 당당히 맞서는 인간의 위대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구한 세월 나라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임시정부의 선열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을 건립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임시정부의 정신을 오늘의 역사로 우리 곁에 두기 위해서”라며 기념관 건립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시정부의 독립운동은 단지 ‘반일(反日)’에 머물지 않았다”며 “‘자주독립’과 함께 인간의 존엄을 본질로 하는 ‘자유평등’, 성별, 빈부, 지역, 계층, 이념을 아우르는 ‘화합과 통합’ 인류의 문화와 평화에 공헌하는 ‘인류애’라는 위대한 정신을 유산으로 남겨줬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에는 나라의 주인으로 일어난 이 땅의 평범한 사람들, 대한민국을 세운 수많은 선조들의 이야기가 담길 것”이라며 “교사와 학생, 종교인, 경찰과 관료, 의사와 간호사들, 이름 없는 지게꾼과 장돌뱅이, 맹인, 광부, 소작인, 머슴, 기생들도 독립운동사의 자랑스러운 주인공으로 새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한 우리 군과 경찰의 뿌리도 함께 남겨질 것”이라며 “신흥무관학교에서 시작해 광복군으로 결실을 본 육군,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설립한 ‘한인 비행사 양성소’에서 시작해 광복군 총사령부 ‘공군설계위원회’가 기틀을 세운 공군, 독립운동가와 가족들, 민간 상선사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해군, 우리는 임시정부 기념관에서 ‘국민의 군대’의 뿌리 역시 독립운동과 임시정부에 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리고 알리는 일을 위한 정부의 구체적인 노력에 대해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19일 국무회의에서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효창공원 독립유공자 묘역을 비롯한 전국 독립유공자 합동묘역 12개소와 6·25 전몰군경 등이 안장된 국가유공자 합동묘역 45개소를 국가관리 묘역으로 지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부터 효창공원을 ‘독립기념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해 가고 있다”며 “2024년이면,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독립운동가의 삶과 정신을 기릴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유공자의 보훈도 더욱 강화하겠다”며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이 가까운 곳에서 편리하게 진료를 받으실 수 있도록 위탁병원을 지난해 320개에서 올해 420개로 늘리고, 2022년까지 640개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올해 광주보훈병원 재활센터의 개원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네 개 지방보훈병원에 재활센터를 확충하면 진료와 재활, 요양을 연계한 진료체계도 더 편리하게 구축될 것”이라며 “올 11월이면 강원권 요양원이 완공됩니다. 내년 전북권 요양원도 차질 없이 문을 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독립·호국·민주’에 헌신한 국가유공자와 가족들에 대한 보훈과 예우는 국가의 존재가치와 품격을 가늠하는 척도”라며 “정부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일상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국가의 도리를 다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선열들의 독립운동의 정신을 이어 받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선열들이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듯, 오늘 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코로나19’의 비상하고 엄중한 상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은 성숙한 자제력과 인내심으로 일상을 양보해 주셨고, 서로 나누고 격려하며 함께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다”며 “어떤 고난 앞에서도 꺾이지 않았던 독립 선열들의 강인한 정신이 국민들의 가슴에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를 넘어 앞으로 우리가 맞이할 사회·경제적 위기는 더욱 클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어떤 위기가 오든 우리는 국민의 통합된 힘으로 다시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립 선열들의 정신과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의 무게를 깊이 새기며,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끼리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며 나아가 세계와도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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