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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창업 아이템 전문가들 멘토링… 지역 고교생과 팀 이뤄 사업계획

입력 2019-12-10 03:00업데이트 2019-12-10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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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청년드림대학 평가]우수대학 15곳 ‘실전형 인재 양성’
동아일보-고용부-마크로밀엠브레인 공동평가
학생들의 창업을 돕기 위한 대학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연세대는 매년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를 열어 학생들이 인턴을 하며 직접 창업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게 한다(왼쪽 사진). 경희대는 창업 아이템을 자유롭게 제작해볼 수 있도록 3D 프린터나 레이저 절단기 등을 갖춘 전용 공간을 마련했다. 연세대·경희대 제공
‘한복 입은 외국인이 많이 오는 경복궁 앞에서 한복빵을 팔면 어떨까?’

경희대생 최진미 씨는 경복궁에서 한복 입은 외국인 관광객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문화관광산업학과에 재학 중인 최 씨는 ‘대만은 펑리수, 홍콩은 제니쿠키, 일본은 바나나빵…. 해외에 가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간식을 사오는데 한국에 한복빵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그런 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최 씨는 직접 한복 모양의 촉촉한 마들렌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사업화까지는 막막했다.

최 씨는 경희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KVP(KHU Valley Program)’를 통해 사업계획서 작성법을 배웠다. 정부 지원금과 학교 장학금으로 작업실을 만들고 장비를 구입했다. 한복빵 사업화에 성공한 최 씨는 올해 여성발명왕 엑스포에서 은상을 받았다. 서울상징관광기념품 공모전에서 아이디어상과 시민인기상, 용인시 대학연합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도 받았다. 제품 포장에 한국어와 영어로 된 한복 안내문을 표기하자 온라인에서는 “외국인에게 선물로 주기 딱이다”라며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2019년 청년드림대학 평가에서 우수 대학에 선정된 학교 중에는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이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창업 지원금과 공간만 빌려주고 성공 사례를 요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초 단계부터 차근차근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창업 성공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대학가에 부는 ‘창업 열풍’

최 씨의 성공을 이끈 경희대의 KVP는 창업 아이템을 처음 구상할 때부터 기업을 만들 때까지 지원하는 종합 프로그램이다. 학생이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학교는 전문가 그룹을 구성한다. 학생과 머리를 맞대고 창업 과정에서 예상되는 문제점을 분석한 뒤 해결 방안을 함께 마련한다.

한남대는 창업이 가능한 사업 모델을 만드는 수업을 들으면 졸업증명서와 별개로 창업 학위 이수 증서를 준다. 한남대 제공
한남대 학생들은 창업 분야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창업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 모델로 만들기 위해 한남대가 올해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예비 창업자나 초기 창업자와 학생이 한 팀을 이뤄 수업을 진행한다. 기초 교과부터 사업계획서 제출까지 3개 과목을 이수하고 학부 졸업 증명서와 별개로 마이크로디그리 이수 증명서를 받는다.

한남대 재학생은 꿈나무 창업 콘테스트에서 인근 고교 학생과 한 팀을 이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창업 아이템을 기획한다. 지역의 고교생 창업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대회에서 최우수상이나 우수상을 받은 고교생이 한남대 창업인재전형으로 입학하면 창업특기자장학금 명목으로 최대 4년 전액 장학금이 지급된다.


○ 스타트업 산실로 변신하는 캠퍼스

고려대 안암캠퍼스 근처에는 이른바 ‘캠퍼스타운’이 있다. 고려대가 서울시와 함께 창업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성한 창업공간이다. 2017년 국내 대학 중 최초다. 이곳에 입주한 기업은 고려대의 인적 자원과 네트워크, 값비싼 실험 장비 등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갓 설립된 기업은 교수로부터 전문적 지식과 조언을 얻고 학부생이나 대학원생을 채용한다. 학생들은 물론 스타트업의 환경과 분위기를 몸으로 익히면서 창업 과정을 배울 수 있다. 기업과 학생 모두 ‘윈윈’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인천 송도의 연세대 미래캠퍼스도 창업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신입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팀 단위로 창의 전시와 공모전을 준비한다. 팀은 최소 2개 이상의 다른 전공 학생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은 창의적 사고뿐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이나 협업 능력을 기를 수 있다. 서울 신촌캠퍼스 도서관에 있는 ‘와이밸리(Y-Valley)’에서는 다양한 창업 서비스를 지원받는다. 와이밸리 내 메이커스페이스에서는 아이디어를 3차원(3D) 프린터나 스캐너, 각종 공작도구로 실현해볼 수 있다. 창업 아이디어가 구체화된 학생은 창업동아리로 선발돼 아이템 개발비를 지원받는다.


○ AI·VR로 경력 관리하는 대학

우수 청년드림대학 중에는 취업에 반드시 필요한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효과적으로 돕기 위해 인공지능(AI)이나 가상현실(VR)과 같은 첨단 기술을 도입한 곳도 많다. 세종대의 ‘AI 자소서 분석’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AI가 학생 자소서와 이력서를 보고 특정 기업에 지원하기 위해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할지 분석해준다. 학생이 내용을 수정해도 관련 분야 점수가 높아질 때까지 분석은 계속된다.

재학생과 졸업생 모두에게 VR 면접 기회도 제공한다. VR 면접 체험실에 들어선 학생이 자리에 앉아 헤드셋을 끼면 실제 면접에 가까운 질문이 나온다. 학교에서 배우기 힘든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방과 후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이런 교육은 담임제로 운영해 출석 관리나 취업 상담을 철저히 챙긴다. 세종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취업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는 효과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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