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면죄부 안줬다… 퇴임후 기소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뮬러 前특검 美하원 청문회 증언
“현직 대통령 기소하기엔 불충분… 러, 내년 대선에도 개입 가능성”
트럼프 “뮬러는 가짜 구름” 트윗… 펠로시 “우리가 이겼다” 반박

워싱턴=AP 뉴시스
워싱턴=AP 뉴시스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배후조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했던 로버트 뮬러 전 특검(사진)이 24일 공개 증언에 나섰다. 그를 청문회에 세운 야당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3개월 전 보고서 내용과 크게 다른 증언을 얻진 못해 “결정적 한 방이 없었다” “민주당의 악몽”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30분경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뮬러 전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되는 행위에 대해 무죄를 선언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퇴임 후 사법방해 혐의로 기소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맞다”고 답했다. “러시아와의 공모도, 특검 수사 개입 등 사법방해 의혹도 없었다”는 대통령 측 주장과는 상반되지만 4월 18일 공개된 448쪽의 최종 수사보고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7년 5월 임명된 뮬러 특검은 22개월 동안 수사를 진행했음에도 핵심 쟁점인 러시아와의 공모, 사법방해 의혹에 대해 모호한 결론을 내놨다. 당시 그는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접촉은 있었지만 범죄 공모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했다. 사법방해 의혹도 “대통령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무죄라는 것도 아니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결국 이날 청문회에서의 발언 또한 ‘의혹은 있지만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다만 뮬러 전 특검은 러시아에 대해 강한 경계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오후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러시아는 미국 민주주의를 방해하려 한다. 2020년 미 대선과 다른 나라에서도 다시 방해를 시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날 청문회 시작 전부터 예의 ‘폭풍 트윗’을 올리며 민주당을 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청문회 결과에 환호했다. 그는 “민주당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들은 큰 손해를 봤고 당도 난장판”이라고 조롱했다. 또 “뮬러 전 특검은 ‘가짜 구름’이다. 민주당원 모두는 그가 가짜였음을 알고 있다. 청문회를 열어준 민주당에 감사를 표한다”고도 비꼬았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우리가 이겼다”고 주장했지만 미 언론 반응은 차갑다. CNN은 “뮬러의 증언은 본질적으로 아무것도 이끌어내지 못한 행위”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이에 대한 집착을 그만두고 미 국민을 우선시하라”고 일갈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탄핵 추진력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친(親)트럼프 매체 폭스뉴스의 크리스 월리스 앵커는 “뮬러의 증언은 민주당에 재앙”이라고 혹평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트럼프#퇴임 후 구속#뮬러 전 특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