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전격 퇴진…그룹 창립 50주년 맞춰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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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6일 13시 58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사진=동원그룹 제공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사진=동원그룹 제공
1969년 동원산업을 창립해 50년 동안 동원그룹을 이끌어 온 김재철 회장(84)이 16일 스스로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동원그룹에 따르면 김재철 회장은 이날 오전 경기 이천 연수원 ‘동원리더스아카데미’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저는 이제 여러분의 역량을 믿고 회장에서 물러서서 여러분의 활약상을 믿고 응원하고자 한다”고 퇴임 의사를 밝혔다.

김 회장은 그룹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거취를 고민하다 퇴진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창업 세대로서 소임을 다했고 후배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물러서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일부 고위급 임원만 이 사실을 알고 있어 행사에 참석한 직원들에게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는 “동원이 창립된 1969년은 인류가 달에 발을 디딘 해로, 선진국이 달에 도전할 때 동원은 바다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엄청난 격차가 있었다”며 “하지만 열심히 땀을 흘리고 힘을 모은 결과 동원은 1,2,3차 산업을 아우르는 6차 산업을 영위하며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자부했다.

그러면서 “‘인생의 짐은 무거울수록 좋다. 그럴수록 인간은 성장하니까’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노력해왔다”며 “동원의 자랑스러운 50년을 만들 수 있도록 바탕이 되어 준 우리나라와 사회에 감사드리며 우리 사회에 더욱 필요한 기업이 될 것을 다짐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창업 세대가 명예롭게 자진 퇴진하는 사례가 드물었던 만큼 그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뜻깊다. 김 회장은 퇴임 후 그룹 경영과 관련해 필요한 때에만 경륜을 살려 조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원로로 한국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방안도 고민 중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회사인 엔터프라이즈가 그룹의 전략과 방향을 잡고, 각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독립경영을 하는 기존 경영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김 회장이 그간 하지 못했던 일, 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일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동원그룹은 앞으로 김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중심이 돼 이끌 전망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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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추천 많은 댓글

  • 2019-04-16 16:59:15

    그냥 물러나지말고 전재산 사회에 기부하고 물러나면 얼마나 조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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