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년의 내공 담은 클래식 시계의 진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바쉐론콘스탄틴이 최근 개최한 ‘레 콜렉셔너’ 행사에서 선보인 빈티지 컬렉션. 1913년부터 1965년 사이 출시된 제품들로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바쉐론콘스탄틴 제공
바쉐론콘스탄틴이 최근 개최한 ‘레 콜렉셔너’ 행사에서 선보인 빈티지 컬렉션. 1913년부터 1965년 사이 출시된 제품들로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바쉐론콘스탄틴 제공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고급 오디오 매장에는 이날따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빈티지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클래식한 디자인의 고급 음향기기 옆으로 스위스 시계 브랜드 ‘바쉐론콘스탄틴’ 제품이 눈에 띄었다. 바쉐론콘스탄틴은 이날부터 이틀간 빈티지 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레 콜렉셔너’ 행사를 진행했다. 두 번째 열리는 행사로 올해는 1913년부터 1965년 사이 제작된 시계 18종이 모습을 드러냈다.

264년의 전통을 가진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관람객들의 걸음을 붙잡았다. 1913년 제작된 제품은 당시의 고전적 트렌드를 보여주듯 회중시계 형태를 하고 있었다. 인덱스(숫자)도 로마식 표기를 따랐다. 10년 뒤인 1923년 출시된 제품에는 아라비아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시계의 얼굴에 해당하는 다이얼과 케이스(시계 틀) 컬러도 조금 더 세련된 모습이었다. 비슷한 시간이 흐른 뒤 출시된 1931년 제품은 실버 다이얼로 요즘 내놓아도 손색 없어 보였다. 모두 20세기 초반 제품들로 100년이 넘은 시계들이었지만 제품마다 특징이 달랐다. 고작 10, 20년 차이지만 시대별로 바뀐 디자인을 찾는 재미가 쏠쏠했다.

손목시계는 1927년부터 1965년 사이 출시된 제품들로 바쉐론콘스탄틴 특유의 클래식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한눈에 들어왔다. 디자인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 럭셔리 브랜드지만 다이얼 직경이나 두께, 장식들의 변화가 느껴졌다. 빈티지 컬렉션답게 마치 시계 박물관을 돌아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바쉐론콘스탄틴의 VIP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전문가들이 작은 부품까지 일일이 확인한 제품들로 여러 번의 폴리싱 작업을 거쳤다. 세기를 건너왔지만 마치 새것처럼 윤이 났다. 행사장을 찾은 고객들은 수천만 원부터 많게는 4억 원이 넘는 가격에도 빈티지 제품들을 선뜻 구입했다. 한 고객은 이미 팔린 제품이 혹여 반품되면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에 전시 판매된 제품들은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정품 인증서를 제공하며 2년 간 품질보증을 해준다.

바쉐론콘스탄틴은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답게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계승 발전시키는 데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헤리티지 부서에선 18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약 1500개 제품과 800여 개의 기계 및 작업도구를 보관하고 있다. 과거 인기 제품들을 유지 보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 세기 전 작성된 시계 장인의 기록들을 디지털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바쉐론콘스탄틴 관계자는 “단순히 오래된 시계가 아니라 세기를 넘어 쌓아온 브랜드 감성이 담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최근에는 중장년층뿐 아니라 20, 30대 젊은층도 헤리티지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donga.com
#스타일 매거진 q#stylemagazineq#클래식 시계#스위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