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LG맨’ 김민성, 초음속 적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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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 뒤 시범경기서 존재감 각인
13일 키움전 2루타 승리 이끌고 두산전선 수비도 안정적인 모습
실전감각 떨어져도 몸은 잘 만들어

LG가 이달 초 키움으로부터 ‘사인 앤드 트레이드’(원 소속팀 계약 후 이적)로 영입한 김민성(31·사진)이 빠르게 팀에 녹아들며 LG 팬들을 미소 짓게 하고 있다.

12일 키움과의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대타로 올해 첫 실전에 나선 김민성은 이튿날 2루타를 신고하며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동안 경기 후반 교체선수로 모습을 드러낸 김민성은 14일 두산전에서 선발 3루수로 나서 본격적으로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예상보다 빠른 행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지만 김민성에게 비시즌은 ‘깜깜이’였다. 원 소속팀 키움에는 3루수 대체자원이 넘쳤고, FA시장은 얼어붙었다. 결국 해를 넘기고 각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꾸릴 때까지 소속팀을 못 찾았다. 정규시즌 개막을 약 3주 앞둔 이달 초에야 3루 자원이 절실했던 LG에 둥지를 틀 수 있었다.

그렇기에 겨울 내내 기계가 던져주는 공으로 타격하고, 기계가 뿌려주는 공으로 수비 훈련을 한 김민성이 실전 감각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에 나선 김민성의 수비는 여전히 안정적이었고, 타격 감각도 금세 살아난 모습이다. 정작 김민성 본인은 “아직 사람이 던지는 공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어렵다. 갈 길이 멀다”며 손사래를 친다.

지난 시즌 가을 야구에 진출한 팀들의 3루에는 준수한 수비력 외에도 경기 흐름을 뒤집는 ‘한 방’(홈런)을 갖춘 선수들이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평균 40홈런 이상을 친 최정(SK), 3할-20홈런에 가까운 활약을 선보인 송광민(한화) 등이 좋은 예다. 2016년 든든하게 핫코너를 지켜준 히메네스의 활약으로 가을 야구에 진출한 LG는 이후 대체자 찾기에 실패하며 포스트시즌과도 멀어졌다. ‘타율 3할 이상, 20홈런’을 칠 능력을 갖춘 김민성은 LG의 ‘가을행’에 필요한 적임자였다.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김민성의 모습에 LG 관계자들도 만족하는 눈치다. 한 관계자는 “힘든 비시즌에도 당장 경기에 투입돼도 어색하지 않을 뛸 수 있는 몸을 만들어왔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lg#김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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