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관한 세계인의 가치관 변화를 확인하기 위한 ‘세계 가치관 조사(World Values Survey)’ 결과 ‘열심히 일하면 잘살게 된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한국인은 45.6%인 것으로 조사됐다. 28년 전에는 같은 항목에 대해 10명 중 8명이 “그렇다”고 대답했었다.
이 조사는 1980년부터 약 5년 주기로 세계 80개국에서 동일한 질문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의 최근 조사는 2017년 12월∼2018년 1월 19세 이상 성인 남녀 1245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어수영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주관해 진행했고 조사 대상국 전체 결과와 함께 올해 말이나 2020년 초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1990년에는 ‘열심히 일하면 잘살게 된다’는 문항에 “그렇다”고 대답한 한국인이 81.1%나 됐다. 그러다가 2001년 72.8%, 2010년 68.4%로 계속 떨어졌고 최근 조사인 2018년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45.6%를 기록한 것이다.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계층 간 사다리에 대한 믿음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이런 가치관 변화는 지난 30년에 걸친 한국 사회의 변동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어 명예교수는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젊은층의 경제적 부담 증가와 집값 상승으로 인해 커진 심리적 빈부격차, 노사 갈등으로 축적된 분노 등이 계층 간 간격을 키운 요인으로 분석했다.
한국인의 일반적인 행복감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신은 현재 행복하십니까’라는 물음에 ‘행복한 편이다’ 또는 ‘매우 행복하다’라는 응답은 89.1%로 2001년 87.7%, 2010년 89.7%와 비슷했다. 이는 꾸준히 80∼90%대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독일 국민들의 행복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매우 행복하다’라고 응답한 한국인 비율은 2010년 15.6%에서 2018년 4.1%로 많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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