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민주당 대표 취임 100일… 메시지 102건 분석해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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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다 黨 언급 2배… ‘강한 與’ 중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8월 25일 전당대회에서 집권 여당 수장으로 선출된 뒤, 취임 일성으로 ‘강한 여당’을 강조했다. 여당이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는 의미였다. 동아일보가 2일 이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그의 각종 회의 모두발언, 연설문 등 메시지 102건의 문장 속 의미를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선, 여당과 국회가 국정의 중심이어야 한다는 이 대표의 의지는 100일간의 메시지에서도 두드러졌다. ‘당(여당, 민주당)’과 ‘국회’ 관련 키워드는 이 대표의 메시지에서 각각 2번째(233회)와 4번째(119회)로 자주 언급됐다. ‘정부’ 관련 언급은 112차례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같은 기간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 발언을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 ‘국회’(42회·10위)보다는 ‘정부’(111회·3위)를 더 자주 거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상임위별 당정청협의회를 월 1회로 정례화하는 등 이전보다 대등한 당청 관계 정립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대 한규섭 교수(언론정보학)는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자유한국당이 서서히 지지를 회복할수록 이 대표가 강조하는 당청관계는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공통적으로 가장 자주 언급한 키워드는 ‘남북관계’로 각각 285회, 337회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다음으로 ‘비핵화’(124회)를 자주 거론했는데, 이 대표는 ‘민족’(35회·11위)을 ‘비핵화’(28회·12위)보다 더 자주 언급했다. 이는 이 대표가 비핵화 등 안보 이슈보다는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남북공동 기념식’ 참석 등 남북교류에 주력한 것과 무관치 않다.

경제 분야에서도 문 대통령과 이 대표의 세부 관심사는 다소 차이가 났다. 문 대통령은 주로 고용 문제, ‘일자리’(64회·7위)에 집중한 반면 이 대표는 ‘노동’(100회·6위) 문제를 자주 꺼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당 대표로서 노동, 부동산 공급정책, 공공기관 이전 등을 이슈화하며 청와대와 차별화한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야당이나 기업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언급했다. 이 대표의 주요 키워드 중 ‘야당’(19회)은 19번째였고 ‘기업’은 아예 20위권 밖이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해찬#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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