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국내 필로폰 절반 유통 전과 15범 ‘마약왕’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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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성일파’ 60대 두목

국내 최대 마약조직 ‘성일파’ 두목 윤모 씨(62)가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아시아 3국 필로폰 밀반입 사건’ 수사에 착수한 지 7개월 만이다.

경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약 3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 90kg을 압수해 국내 유통을 차단했을 뿐 아니라 국내 최대 마약조직 두목까지 검거하는 성과를 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수사계는 20일 부산의 한 모텔에 숨어 지내던 윤 씨와 필로폰 운반책 A 씨(52)를 체포했다. 윤 씨는 7, 8월 대만 폭력조직이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 112kg 중 22kg을 3차례에 걸쳐 구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필로폰 22kg은 시가로는 730억 원 상당이다. 3개월간 윤 씨를 추적해온 경찰은 ‘대포폰’ 발신이 잡힌 지역을 토대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극적으로 검거했다.

‘아시아 3국 필로폰 밀반입 사건’ 수사는 4월 시작됐다. “대만의 폭력조직 ‘죽련방’이 필로폰 150kg을 밀반입해 서울에 분산·보관 중이며 서울 마포·신촌 등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정보당국의 첩보가 발단이 됐다. 서울청 마약수사계는 소속 수사관 28명을 동원해 이들 지역에서 1주일가량을 잠복 수사했다. 하지만 ‘마약 접선’은 확인되지 않았고 이후 마약수사계 3팀 수사관 6명이 ‘소수정예’가 돼 추적했다.

8월 “서울 신촌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이 거래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대만과 일본의 마약 운반책이 서울 신촌의 카페와 마포의 호텔 등에서 마약을 거래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던지기 수법’은 호텔이나 카페의 화장실 휴지통이나 변기에 판매자는 마약, 매입자는 거래대금을 놓고 오면 조직총책이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각각 장소를 알려줘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이다. 수사기관에 발각될 경우 추적되지 않도록 서로 매입자와 매수자가 누구인지 모르도록 하기 위한 방식이다.

서울 신촌의 한 카페에서 필로폰을 ‘던진’ 대만인을 추적하던 경찰은 8월 인근 원룸에 보관하던 필로폰 90kg을 압수했다. 이번 사건에는 한국, 대만, 일본의 마약·폭력조직이 관여했다. 대만은 ‘죽련방’, 일본은 요코하마 기반의 ‘시라가와파’ 그리고 한국은 ‘성일파’다. 현재 3국 경찰은 공조 수사를 통해 각국 총책을 추적 중이다.

마약 전과 15범인 성일파 두목 윤 씨는 16년 만에 다시 수갑을 차게 됐다. 마지막으로 검거된 것은 2002년 당시 46세였던 윤 씨가 북한산 필로폰 700억 원 상당을 국내에 유통했을 때다. 자신의 가명을 따서 만든 성일파는 1990년대부터 대구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국내 최대 마약조직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 관계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범죄단체 구성·활동으로 처벌할 수 있는 폭력조직과 달리 마약조직은 따로 계보도가 있지는 않다”며 “성일파는 국내 마약 유통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지훈 easyhoon@donga.com·김정훈 기자
#국내 최대 성일파 60대 두목#국내 필로폰 절반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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