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1000그루, 영실탐방로에 식재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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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에서 구상나무 종 복원 활동이 펼쳐진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연구를 위해 7년 동안 자체 증식한 어린 구상나무 1000그루를 영실탐방로 선작지왓에 심는다고 16일 밝혔다.

시험 식재 이후 생존율과 생육 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뒤 구상나무 종 복원 매뉴얼 자료로 활용한다. 식재 장소는 구상나무가 쇠퇴한 뒤 제주조릿대가 번성한 곳이다. 어린 구상나무와 제주조릿대의 경쟁관계도 연구 대상이다. 이번 식재에서는 부식이 되는 친환경 특수용기를 사용하는 등 구상나무 묘목을 이식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변화를 최소화한다.

식재 장소인 선작지왓은 영실탐방로에 있는 해발 1600∼1700m 일대 고산평원으로, 백록담 화구벽이 정면으로 시야에 들어온다. 선작지왓은 ‘돌들이 널려 있는 들판’이라는 제주방언으로 털진달래, 산철쭉 등이 장관을 이루는 명승 제91호이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구상나무를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세계적인 보전 가치를 지녔다”며 “이전 영실탐방로에 시험 식재한 구상나무는 현재 90% 이상 생존율을 보였고 이번 시험식재도 성공을 거두면 구상나무 숲 복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소나뭇과에 속하는 구상나무는 피라미드 형태로 곧게 펴진 늘 푸른 모습, 죽어서도 기묘한 형상 등을 간직해 ‘살아서 100년, 죽어서 100년’이라는 별명이 있다. 세계적으로 한라산에 가장 광대한 숲을 형성하고 있지만 2006년 738.3ha였던 숲 면적은 2015년 626.0ha로 15.2% 감소했다. 태풍에 따른 뿌리 흔들림과 가뭄, 겨울철 폭설 등 복합적인 기상이변으로 구상나무가 말라죽은 것으로 분석됐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구상나무#영실탐방로#세계자연보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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