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어컨에 음성인식 탑재… “모든 기기에 ‘AI 심장’ 심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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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세계 1위 전자업체라는 강점을 살려 자사 스마트 기기에 자체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빅스비’ 적용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 전자업체라는 강점을 살려 자사 스마트 기기에 자체 인공지능(AI) 음성비서인 ‘빅스비’ 적용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포스트 반도체’로 인공지능(AI)에 주목하고 있다. 매년 5억 대의 스마트기기를 판매하는 세계 최대 전자업체라는 강점을 활용해 디바이스에 직접 접목한 AI로 활로 찾기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전까진 기기가 제공하는 메뉴나 기능에 사람이 맞춰 써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기기와 서비스가 접목돼 좀 더 인간이 생각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과 유사하게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활성화될수록 스마트폰이나 세탁기, TV, 냉장고 등 스마트기기를 쓰는 것이 더 편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런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내부 기술 개발에 힘쓰는 동시에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한 다른 회사들을 인수하거나 협력 파트너십을 맺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11월 인수한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AI 플랫폼 개발 기업인 ‘비브 랩스’다. 비브의 인공지능 플랫폼은 외부 서비스 제공자들이 자유롭게 참여해 각자의 서비스를 자연어 기반의 인공지능 인터페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3∼4년 동안 많은 투자를 해 온 음성인식 분야 AI 기술이 비브 랩스의 생태계 조성 기술과 잘 접목되면, 강력한 AI 비서 서비스가 완성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이 같은 음성 비서 서비스가 삼성전자가 제공하고 있는 여러 제품들에 적용되고, 더 나아가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다양한 디바이스에 접목되면 하나의 큰 통합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장(사장)은 “삼성전자는 더 많은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기 간 연결성을 넘어 지능화된 서비스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국내 스타트업 업체로는 처음으로 대화형 AI 서비스 스타트업인 ‘플런티’를 인수했다. 플런티는 기계학습(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 대화형 AI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대화형 AI 챗봇 플랫폼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플런티 인수가 자체 AI 플랫폼 ‘빅스비’ 성능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 인공지능(AI) 기술 및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 서울 R&D 캠퍼스’ 모습.
삼성전자가 전사적인 역량을 기울여 인공지능(AI) 기술 및 인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 서울 R&D 캠퍼스’ 모습.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자사 모든 스마트기기에 AI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갤럭시 S8, 갤럭시 노트8에 빅스비를 탑재했고, TV,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제품에도 음성인식 기능이 탑재됐다.

AI 연구 기반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삼성 리서치(Samsung Research)를 출범시켰으며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인 AI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한다는 목표 아래 산하에 AI 센터도 신설했다. 지난해 9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AI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과 삼성전자 임원이 함께 AI 기술의 한계와 극복 방안을 모색하는 ‘삼성 글로벌 AI 포럼’도 열었다. 이 포럼에서 삼성전자는 회사의 AI 관련 미래 비전을 석학들에게 소개하고, 향후 AI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한편 석학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국에서도 국내외 AI 석학들과 교수, 학생 등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혁신의 돌파구를 모색하는 ‘삼성 AI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지난달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 개소식에서 삼성 리서치 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현석 CE 부문 대표이사가 환영사를 하는 모습.
지난달 영국 케임브리지 AI 센터 개소식에서 삼성 리서치 소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현석 CE 부문 대표이사가 환영사를 하는 모습.
올해 들어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주도 아래 전사적인 AI 분야 투자가 본격화됐다. 5월 AI 관련 글로벌 우수 인재와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AI 연구센터를 잇달아 개소했다.

삼성전자는 AI 관련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국내 산학협력을 통해 한국 AI총괄센터가 전 세계 AI 연구의 허브(Hub)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울러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 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새롭게 개소한 이들 연구센터의 지역별 강점을 적극 활용해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을 갖춰 AI 선행 연구를 수행해 나갈 예정이며, 미국 동부 지역 등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지속가능 경영#기업#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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