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독려 동상이몽… 與 “기선 제압” 野 “북미회담前 승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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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D-5]여야 모두 “투표율 20% 목표”

8, 9일 이틀간 실시되는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 국민들은 머리카락을 파란색으로 염색하거나 ‘아기상어춤’을 추며 기뻐하는 여야 정치인들을 볼 수 있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 20% 돌파 시 진선미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성 의원 5명이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염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지지자가 “사전투표율 30% 넘으면 아기상어(한국당 선거 로고송)∼콜?”이라고 글을 쓰자 “예스”라고 답을 달기도 했다.

○ 여야 “사전투표율 높으면 우리가 유리”

이처럼 각 당은 하나같이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11.5%였던 사전투표율은 계속 높아져 2016년 총선 12.2%, 2017년 대선은 26.1%를 기록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사전투표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추미애 대표는 7일 강원 지역 유세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저는 9일 사전투표를 해서 전 국민에게 사전투표를 하도록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릴레이’ 사전투표를 하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당도 20% 이상의 사전투표율을 기대하고 있다. 중앙당 선대위는 이미 “330만 당원이 각자 1명씩 더 데리고 나가 사전투표에 나서라”란 지침을 전달했다. 홍 대표 역시 8일 사전투표를 하면서 국민들에게 사전투표를 해줄 것을 독려할 방침이다.

바른미래당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 야당 대표들도 모두 본투표일이 아닌 사전투표일에 한 표씩 던질 계획이다.

○ “지지층 끌어내기가 승패 관건”

하지만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여야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사전투표율이 올라가면 자기 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동상이몽(同床異夢)에 빠져 있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레 승리를 장담한 전통적 지지자들이 투표를 포기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고 나오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당 내부에선 “여론조사 수치와는 달리 실제 투표에선 격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 탓에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은 상황에서, 사전투표를 독려하면 민주당의 주 지지층인 20∼40대가 투표장에 먼저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 투표율이 높아지면 이른바 ‘샤이보수’가 투표 당일 결집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기우’라고 보고 있다. 민주당 원내기획부대표인 이철희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는 보수층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후계자’를 지지한다고 드러내기 어려웠지만 현재는 그런 압박이 없는 편이다. 샤이보수라는 것이 실제론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여론조사에도 잘 응답하지 않는 등 보수층 유권자들이 사전투표장에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당 선거 전략의 초점도 이들 ‘샤이보수’를 최대한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게다가 본투표 하루 전에 열리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여권에 유리한 분위기를 형성해 야당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보고 있어 사전투표로 이를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당 편향적 여론조사 결과를 본 보수층의 투표 포기를 막아야 하고, 트럼프-김정은발 ‘북풍’의 영향을 빗겨나려면 사전투표율을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사전투표율 수치보다 누가 사전투표장에 나오느냐에 따라 각 정당의 유불리가 달라질 것으로 분석한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투표수 총량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본투표일에 투표할 사람들 중 일부가 사전투표를 하는 것이지 전혀 투표 의향이 없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최우열 dnsp@donga.com·유근형 기자
#사전투표 독려#여야#기선 제압#북미회담 전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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