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마스터보다 견실한 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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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3국 총보(1~254)

여러 번 언급한 대로 이 바둑을 둔 알파고 제로20은 인간의 기보를 전혀 학습하지 않았다. 제로20은 인간 기보를 학습한 알파고 마스터에 비해 더 견실하게 둔다는 느낌을 준 한 판이었다. 특히 흑을 잡은 제로20은 초반부터 견실한 행마를 했고 중반 무렵 우세한 국면까지 만들었다.

그렇다면 어디서 흑이 삐끗해서 우세를 놓친 것일까. 참고도를 보자. 좌변 흑 세력이 제법 두툼하다. 이곳이 다 집이 되면 흑의 우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백 1로 좌변 흑 세력을 견제하며 중앙 백 세력을 넓히자고 했을 때가 분수령이었다.

흑은 좌변을 방치하고 상변 흑 2로 뛰었는데 이것이 한가한 수였다. 당장 백 3으로 붙여 오자 이 돌을 응징하기가 쉽지 않다. 이후 거의 외길 수순으로 백 17까지 좌변 백 돌이 무난하게 살아갔다. 설상가상으로 백 23으로 끊겨 중앙 흑 돌이 고립됐다. 이 돌이 살아가는 동안 백 중앙이 단단해졌다.

흑 2로 좌변 약점을 먼저 지켰다면 상황은 좀 달라졌을 것이다. 이후 불리함을 느낀 흑이 좌변을 보강하지 않고 승부수를 던졌으나 백이 좌변에서 패를 내면서 마무리했다.

205=170, 237·243=227, 240=218. 254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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