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님 지시사항” 이메일 전달…이명희, 비서실 통해 쇼핑 심부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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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4월 26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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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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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대한항공 비서실을 통해 국외에서 물건을 구매 후 보내라고 지시한 정황이 포착됐다.

25일 익명의 대한항공 직원이 언론을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2009년 대한항공 비서실은 한 국외지점 지점장에게 ‘사모님 지시사항 전달’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해당 이메일에는 “지점장님 안녕하십니까? 사모님께서 아래와 같이 지시하셨습니다”라며 “(물품 이름) 제일 좋은 것 2개를 구매해서 보낼 것”, “제품 카탈로그를 보낼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어 “유선상으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비서실 (이름) 드림”이라고 적혔다. 사모님은 이 이사장을 가리키는 것으로 대한항공 비서실이 이 이사장의 개인적인 심부름을 대행한 셈이다. 이 이사장은 대한항공에서 아무런 직함도 없고 직책도 없다.

메일 발신처 ‘DYS’는 대한항공 비서실 코드, 메일 수신처 ‘SSZ’는 대한항공 국외 지점장 코드라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제보자는 물건 구매 비용과 운송비를 이 이사장이 결제했는지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조 회장 등 오너 일가의 물품을 다루는 방법과 관련, 구체적인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정황이 담긴 문건도 공개됐다.

2008년 대한항공 비서실은 국외 지점장 측에 ‘KKIP ITEM H/D 관련 유의사항 재강조(지시)’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냈다.‘KKIP’는 조 회장 등 오너 일가를 일컫는 KIP(Korean air VIP) 앞에 ‘K’를 하나 더 붙인 코드로, 조 회장 부부를 가리킨다. ‘H/D’는 핸들링(Handling)의 약자다.

비서실은 이메일을 통해 “KKIP ITEM 운송 시 Handling 관련 유의사항을 아래와 같이 재강조 하오니 국내외 지점장은 유념하여 부적절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업무에 만전을 기하라”고 강조했다.

비서실은 지점장 조치사항으로 ▲메일 수신처는 개인 단위의 최소 수신처만 지정 ▲메일 내용에 최고 경영층 명기 금지 ▲운송 물품에 대한 상세 내역 기술은 지양하고 부득이 내용물 설명이 필요한 경우는 유선으로 실시 ▲물품 핸들링 시 공항 지점장이 직접 팔로우업(F/U)하라고 적기도 했다. 팔로우업은 챙기라는 의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외 물품 반입과 관련된 사안은 현재 관세청에서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조사결과를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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