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알파고 vs 알파고 특선보… 힘이 쭉 빠지는 흑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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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파고 제로 ● 알파고 제로
3국 8보(115∼133)

흑 15로 물러설 때 인간이라면 힘이 쭉 빠졌을 것이다. 토치카처럼 지어놓은 좌변 흑 진에서 백 말이 유유히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 만약 참고 1도 흑 1로 잇고 잡으러 가면 백 14까지 거꾸로 흑이 잡힌다.

흑 17, 19로 그나마 좌변 흑 진의 한쪽이라도 지키려고 하는데 백이 18, 20에 이어 22로 끊어 흑의 약점을 추궁하고 나선다. 흑으로선 난감한 상황이다.

삼수갑산을 가는 한이 있어도 흑은 일단 23, 25로 백 돌(22)을 잡으려고 해야 한다. 이 백 돌을 무난히 살려주는 건 곧 패배를 의미한다.

하지만 백은 28로 끊고 30의 빈삼각을 두는 수순을 준비하고 있었다. 흑 29 때 백이 참고 2도 백 1로 나가면 흑 2가 선수여서 안 된다. 백 30은 참고 2도에 대한 흑의 기대를 무산시키는 수.

백이 32로 살아가면서 이젠 중앙 흑 돌의 생사가 오리무중에 빠졌다. 흑이 삶을 위해 선택한 수는 33인데 백 A로 막으면 위험해 보인다. 흑의 의중은 무엇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바둑#알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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