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옮긴 ‘덕수궁 광명문’, 80년만에 제자리 이전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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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광명문의 현재 모습. 문화재청은 올해 안에 원래 자리였던 덕수궁 함녕전 남쪽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제공
덕수궁 광명문의 현재 모습. 문화재청은 올해 안에 원래 자리였던 덕수궁 함녕전 남쪽으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 제공
일제강점기인 1938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덕수궁 남서쪽 구석으로 이전한 광명문(光明門)이 80년 만에 제자리인 함녕전(咸寧殿·보물 제820호) 남쪽으로 돌아간다.

문화재청은 “최근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 이 같은 결정이 나왔다”며 “봄부터 공사를 진행해 올해 안에 이전 공사를 마무리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광명문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겹처마와 팔작지붕을 갖춘 덕수궁 함녕전의 정문이었다. 1904년 덕수궁에 화재가 발생해 함녕전은 소실됐으나 광명문은 화를 피했다. 그러나 조선총독부는 1930년대 석조전 서관을 증축해 이왕가미술관을 개관하면서 광명문을 현재 위치로 옮겼고, 내부에는 물시계인 자격루(국보 제229호)와 1462년 제작한 흥천사명 동종(보물 제1460호)을 전시했다. 이로 인해 광명문은 문의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덕수궁 한구석에서 야외 전시관으로 전락했다.

광명문 이전은 목조 건축의 특징을 살려 해체 후 원래 자리에서 재조립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광명문이 이전할 터에서 2016년 발굴 공사를 진행해 문의 유구(遺構·건물의 자취)를 확인했다.

공사가 시작되면 건물 내 자격루와 흥천사명 동종은 국립문화재연구소가 1년가량 보존 처리할 예정이다.

이후 자격루는 조선 왕실의 유물을 관리하는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이전하고 불교 문화재인 흥천사명 동종은 이전 장소를 추가로 논의할 계획이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덕수궁 광명문#문화재청#자격루#국립고궁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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