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법 안보이는 ‘39년 상수원 갈등’

남경현기자 입력 2018-01-09 03:00수정 2018-01-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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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vs 용인 안성, 새해에도 입장 팽팽
경기 평택시와 용인시, 안성시가 39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송탄 평택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문제가 새해부터 화두다. 경기도와 이들 3개 시가 공동 연구용역을 의뢰한 ‘진위안성천 및 평택호 수계 수질 개선과 상·하류 상생협력방안 연구’ 결과가 이달 나올 예정이다. 그러나 용역 결과는 강제력이 없고 평택시는 해제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남이 마시는 물 때문에 39년간 고통’

평택시민 47만 명 가운데 40만 명은 팔당에서 오는 광역상수도 물을 마신다. 나머지 7만 명은 진위천 송탄취수장과 안성천 유천취수장 물을 마신다.


두 취수장은 각각 하루 3만7000명분의 물 1만5000t을 공급한다. 송탄취수장 주변 3.86km²(약 117만 평)는 송탄상수원보호구역으로 이 중 용인시 남사면 1.57km²(약 47만 평)가 포함돼 있다. 평택상수원보호구역인 유천취수장 주변 0.98km²(약 30만 평)에는 안성시 공도읍 0.96km²(약 29만 평)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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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평택시민을 위한 취수원 때문에 상류에 속하는 용인과 안성시민이 각종 개발규제로 피해를 본다는 데 있다.

수도법에 따라 취수지점에서 반경 7km 이내는 폐수 방류 여부와 관계없이 공장 설립이 불가능하다. 반경 7∼10km 구역은 폐수를 방류하지 않는 시설에 한해 평택시의 승인을 받아야 지을 수 있다. 두 상수원보호구역 모두 1979년 지정됐다.

누적된 불만은 2015년 8월 폭발했다. 용인시민 20만 명이 송탄상수원보호구역 해제 촉구 서명에 동참하고 평택시청 앞에서 시위도 했다. 안성시도 줄기차게 해제를 촉구한다. 용인시와 안성시는 “평택시는 두 취수장보다 하류인 평택시내 평궁취수장을 폐쇄하고 2009년 팽성상수원보호구역(1.146km²·약 35만 평)을 해제했다. 왜 우리만 고통을 겪어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나서 3개 시와 함께 경기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의뢰했고 최종 결과가 곧 나온다.

○ ‘해제하자’ vs ‘아직 아니다’

사실 용역 결과는 지난해 11월 열린 공청회에서 대략 알려졌다.

용역 결과 보호구역 해제에 따른 평택호 수계의 수질은 큰 변화가 없었다. 취수장은 광역상수도로 대체 가능하며 취수장보다 규제지역이 좁은 강변여과수(상류 1km만 규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용인시와 안성시는 “용역 결과를 받아들여 취수장 폐쇄와 보호구역 해제 절차에 돌입하자”고 평택시에 촉구했다. 취수장 폐쇄를 위한 수도정비기본계획 변경 권한은 평택시에 있다.

평택시는 요지부동이다. 먼저 수질 개선 노력을 기울이면서 장기적으로 다룰 문제라는 것이다. 평택시 관계자는 “지난해 가뭄이 심할 때 평택 일부 지역이 단수 상황까지 갔고 용인과 안성도 평택호 물을 역으로 끌어다 이용했다. 취수장은 평택시민뿐만 아니라 대규모 미군부대 비상식수원 기능도 있어 섣불리 폐쇄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용역 결과가 나왔음에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찾지 못하자 남 지사는 지난해 말 시장 3명과 만나 가칭 ‘평택호 수질개선추진단’ 구성을 논의했다. 목표 수질에 도달하면 규제 개선에 합의하고 실행하자는 내용이 핵심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서로 입장을 조율하는 데 열쇠를 쥔 평택시가 결단해야 한다. 다만 추진단이 구성돼도 수질 개선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당장 해결될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상수원#평택#용인#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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