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환경 이야기]2070년엔 ‘대구 사과’가 사라진다고요?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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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우리 생활에 끼치는 영향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과일 중 하나인 사과. 기온 상승으로 20∼30년 후에는 아열대성 과일을 국내에서 재배하고 먹게 될지도 모른다. 동아일보DB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과일 중 하나인 사과. 기온 상승으로 20∼30년 후에는 아열대성 과일을 국내에서 재배하고 먹게 될지도 모른다. 동아일보DB
○ 기후변화로 인한 적응이 필요한 이유

인간이 겪는 고통 중에 가장 큰 아픔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여러분을 낳을 때 어머니가 겪은 산통입니다.

그런데 같은 영장류이지만 원숭이, 침팬지, 고릴라에게는 산통이 없다고 합니다. 이들과 달리 인간의 골반은 좁기 때문에 산도가 좁아져서 산통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인간은 불을 발견한 이래로 화식을 하게 되었고 효과적으로 단백질을 섭취해 뇌가 커져서 미성숙한 상태에서 태어나야만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산도가 좁아서 태아와 산모 둘 다 위험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왜 인간만 산통을 겪을까요? 인간의 산도는 원래 좁지 않았는데 직립보행을 하게 된 후부터 좁아졌다고 합니다.

약 4000만 년 전부터 극점이 얼어붙기 시작했어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아져 온실효과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왜 그랬을까요. 수억 년에 걸쳐 북상하던 인도대륙이 아시아대륙과 충돌해서 티베트고원과 히말라야산맥이 솟았습니다. 그러면서 엄청난 양의 암석이 대기 중에 드러났는데 지구상 82%가 이 지역에 있을 정도였다고 해요.

대기 중에 드러난 암석은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는 것처럼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요. 이런 반응을 이용해서 최근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 광물 탄산화 기술을 연구하고 있어요. 이렇게 자연현상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을 지구모방기술(geomimicry)이라고 해요. 그리고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탄산염(탄산칼슘, 탄산마그네슘)과 실리카는 종이, 플라스틱, 접착제, 페인트, 고무 등 여러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광물 탄산화는 경제적으로 효과가 높다고 할 수 있죠.

이후 히말라야산맥이 생성돼 북아프리카에 건조한 바람이 불게 되면서 수백만 년에 걸쳐 사막화가 진행됐습니다. 나무 위에 살던 인류는 초원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죠. 그 결과 인류는 직립보행을 하게 됐고 골반도 좁아지게 됐어요. 히말라야산맥이 인간에게 직립보행을 하게 했지만 산통까지 선물해준 셈이죠.

히말라야산맥 때문에 또 다른 선물을 받았는데요, 그건 색각입니다. 기후변화로 야자수나 무화과나무 같은 것들은 사라지고 나뭇잎들만 잔뜩 자라는 숲이 생겼어요. 하지만 이들은 모두 먹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색각이 있는 영장류만 살아남게 되었어요. 반면 신대륙의 영장류는 구대륙과 보는 색깔이 달라요. 심지어 일부 수컷은 색맹이에요.

인류의 기원은 세계 각지에서 서로 다른 인류 집단들이 나란히 진화해 모두 점진적으로 현생 인류가 되었다는 다지역 기원설과 아프리카라는 한 장소에서 발생한 인류가 다른 지역으로 점차 퍼지면서 네안데르탈인을 비롯한 다른 개체군을 대체했다는 아프리카 기원설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인종과 다른 인종 간의 유전적 차이보다 아프리카 종족 간의 유전적 차이가 크다고 해요.

이것은 우리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기원했다는 증거로 사용됩니다. 이러한 근거에 의해서 인류의 색각은 히말라야산맥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발굴된 화석을 보면 인류가 아프리카로부터 아시아로 확산되기 전에 인류의 형태를 갖춘 화석이 발굴돼 다지역 기원설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 기후변화로 우리 생활이 변한다


사과는 온대북부과수로 연평균 기온이 8∼11도, 생육기 평균온도가 15∼18도로 비교적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됩니다. 그런데 2070년 한반도 예상 평균기온을 보면 사과 재배가 가능한 청색이나 초록색 지역이 강원도에 국한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한라봉, 울금, 복숭아, 무화과, 포도, 멜론, 녹차의 재배지역이 북상하고 있어요. 전통적으로 유명한 산지는 무의미해지고 있는 거죠.

먹거리뿐만 아니라 주거지도 변화하고 있어요. 기후변화로 남극이나 높은 산맥의 빙하가 녹으면 바닷물 수위가 높아져 해변 도시는 잠기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폭우로 인한 대규모 홍수도 발생하고 있어요.

여기서 빙하와 빙산의 차이를 알아봅시다. 빙하는 눈이 내려서 쌓여 녹지 않고 얼음이 된 것을 말하는 반면 빙산은 빙하가 바다로 떨어져 나온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빙산은 녹아도 해수면이 높아지지 않지만 육지에 있던 빙하가 녹으면 해수면이 높아지게 됩니다.

육지가 인접 바다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이미 홍수에 대비한 집을 짓고 있어요. 그리고 캐나다를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물 위에 뜨는 집을 짓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가 전 세계인을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기후변화는 우리 생활을 바꾸고 있으므로 이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인류 초기의 기후변화는 몇백만 년에 걸쳐 천천히 일어나 그에 대한 적응을 할 수 있어서 지금의 인류가 되었지만 지금의 기후변화는 수백 년 안에 급격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인류는 적응을 제대로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는 인류의 멸종일 수도 있습니다.
 
이수종 상암중 교사·환경교육센터 이사
#아열대성 과일#대구 사과#한반도 기후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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