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호주산을 제치고 14년 만에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 1위에 올랐다. 시장 점유율도 14년 만에 50%를 넘어섰다.
2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미국산 쇠고기(냉장·냉동) 국내 수입시장 점유율은 50.7%로 집계됐다. 전체 쇠고기 수입액 약 19억5000만 달러(약 2조1450억 원) 중 9억8900만 달러어치가 미국산이었다.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시장 점유율 50%를 돌파한 건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산 쇠고기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1993년 이후 꾸준히 50% 이상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며 2003년 75.9%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서 수입이 전면 금지됐고 2004년에는 시장 점유율이 17.5%에 그쳤다. 그 사이 호주산이 수입 쇠고기 시장을 석권해 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2008년부터 재개됐으나 대규모 촛불시위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이 외면했다. 하지만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와 함께 미국 측과 수입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수입량이 빠르게 늘어났다. 2006년 수입 쇠고기 시장의 78.8%를 차지했던 호주산의 점유율은 올해 43.6%까지 떨어졌다.
미국산 쇠고기 소비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한미 FTA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가 꼽힌다. 한미 FTA는 한-호주 FTA보다 2년 먼저 발효됐다. 두 협정 모두 40%였던 관세를 15년에 걸쳐 철폐하기로 되어 있어 미국산의 관세 인하 속도가 호주산보다 빠르다. 이 때문에 올해 미국산(24%)은 호주산(29.3%)보다 관세율이 5.3% 낮아 가격 인하 효과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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