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가을하늘, 중국發 미세먼지 막은 고기압 덕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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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비해 미세먼지 농도 낮아… 주말엔 수치 다소 높아지지만 전국적으로 좋음-보통수준 유지

19일 전국 초미세먼지(PM2.5) 평균농도는 m³당 12μg(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으로 전국적으로 ‘좋음(m³당 15μg 미만)’ 수준이었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가을은 원래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으로 바람이 잦고 공기도 깨끗한 편이다. 하지만 환경부 관계자는 “가을 공기가 좋다는 것을 감안해도 요 근래 하늘은 유독 더 맑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동아일보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에어코리아 사이트에서 19일까지의 초미세먼지 자료를 받아본 결과 올 10월 대기 질이 지난해에 비해 한층 좋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9일까지 지역별 초미세먼지 농도가 지난해 10월 대비 적게는 m³당 1μg에서 많게는 10μg까지 낮았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은 19일까지 평균농도가 각각 m³당 12μg, 14μg, 14μg으로 지난해 10월 평균보다 7∼9μg 낮았다. 전북과 충남은 9μg 낮았고, 강원은 10μg 차이가 나는 등 지난해 평균농도가 올해 평균의 2배에 이르렀다.

이처럼 유난히 ‘공활한 가을 하늘’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달 중순 북동쪽에 오래 체류한 고기압 덕분이다. 우리나라 기압계는 편서풍의 영향을 받아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는데 지난주 우리나라 북동쪽까지 이동한 고기압이 마침 더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를 만나면서 이동 속도가 느려졌다. 이에 따라 고기압이 우리 북동쪽에 머물면서 시계 방향으로 바람을 내보냈고 한동안 우리나라엔 깨끗한 공기를 머금은 동풍이 불었다.

북상하고 있는 제21호 태풍 ‘란’도 영향을 미쳤다. 란은 20일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770km 해상까지 올라온 상태다. 저기압인 태풍은 공기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는 동풍 계열의 바람이 불게 된다. 란은 21일 가고시마를 거쳐 22일 도쿄 쪽으로 빠져나갈 예정이다.

동풍이 계속 영향을 미치겠지만 주말엔 북서쪽에 위치한 중국 대륙의 고기압 영향을 일부 받으면서 수도권 등 북서쪽 미세먼지 수치가 주중보다는 다소 높아질 예정이다. 하지만 그래도 전국적으로 좋음과 보통 수준이 이어진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공산당 대회 기간을 맞아 대기 질 단속을 철저히 하고 있어 국외발 미세먼지 영향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미세먼지#가을#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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