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독립절차 진행”… 스페인 “자치권 몰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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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수반 “적당한때 표결” 총리에 서한… 스페인 정부, 예산권 회수 조치 가능성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중앙정부가 “이 시한을 넘길 경우 헌법 155조에 따라 자치권을 몰수하겠다”고 한 19일 오전 10시(한국 시간 19일 오후 5시) “의회가 적당하다고 판단한 시간에 독립선언문에 대한 표결에 착수할 것”이라며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중앙정부가 대화하지 않고 우리에 대한 압박을 계속한다면 자치의회가 (분립독립 의결)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1일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 독립을 선언한 후 효력을 중단시키고 대화를 제안한 상태다.

그러자 중앙정부는 곧바로 성명을 내고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회수하겠다고 밝혔다. 21일 비상 각의를 열어 스페인 전 국민의 일반적인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을 승인해 상원 표결에 부치겠다는 계획이다. 멘데스 비고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정부는 합법성과 헌법적 질서를 복원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제 관심은 중앙정부의 다음 카드다. 이른바 ‘핵 옵션’이라고 불리는 헌법 155조에 따라 지방 자치정부가 헌법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스페인 전체 이익을 심각하게 위협할 경우 중앙정부는 국가 전체 이익을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 1978년 이 조항이 생긴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발동한 적이 없다.

자치권 몰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카탈루냐의 자치경찰권을 스페인 내무부로 가져오고 예산권도 정부로 회수하는 선택도 있다. 세비야대의 하비에르 페레스 로요 교수는 “자치정부의 효력을 중단하고 심지어 자치의회를 폐쇄하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의 호세 카를로스 카노 몬테하노 교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새로 구성하기 위해 조기 총선을 요구할 수 있다”며 “이에 반발하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동과 집회의 자유마저 제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 위은지 기자
#카탈루냐#스페인#독립#자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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