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제재, 천장 아닌 바닥”… 원유차단 등 모든 옵션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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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안보리 제재 사흘만에 미사일 도발]北도발에 신속대응 나선 국제사회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사흘 만에 또다시 미사일 도발을 강행하자 미국과 국제사회는 ‘모든 옵션’을 거론하며 신속한 대응에 나섰다. 미국은 ‘원유 공급 차단’이라는 최후의 제재 카드를 다시금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접한 뒤 즉각 성명을 발표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는 천장이 아니라 바닥”이라며 추가 대북 제재를 경고했다. 15일 오후(현지 시간) 긴급회의를 소집한 유엔 안보리에서 미국은 대북 원유공급 중단 또는 감량(현재는 연간 400만 배럴·60만 t)을 목표로 중국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도 그들 자신만의 직접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이런 무모한 미사일 발사를 참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중국의 원유 차단은 과거에도 사용된 적이 있는 매우 강력한 수단이며 중국만 발휘할 수 있는 이 강력한 수단을 포기하거나 거절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2013년 72시간 대북 원유공급을 차단했던 사례를 통해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주장을 일축하고 당시 원유 공급 중단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낸 것처럼 중국이 독자적으로 더 강력한 행동에 나서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앞서 영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도 “안보리에서 대북 원유공급 전면 중단 조치가 나오기 매우 어렵다”며 “중국이 대국으로서 스스로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대중 압박에 가세했다. 로스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는 미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이지만 북한 문제와 우리가 더 나은 무역정책을 갖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논리적인 충돌이 없다”고 강조했다.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강력한 대중 압박을 그만두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9일 시작되는 제72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은 북한 핵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고 대북 제재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전시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안보리가 역대 최고 강도의 대북 제재를 내놓은 직후인 데다 유엔총회 일정을 고려하면 곧바로 추가 제재 논의를 시작하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에서는 대북 군사적 옵션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인 13일 “미군은 북한에 대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했으며, 옵션을 갖고 있다”며 “나는 제시된 계획과 옵션에 매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캘리포니아를 공격할 능력을 갖춘 핵으로 무장한 북한과 같이 살고 싶지 않다”며 “우리 군은 우리가 지시하는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핵부대의 최고사령관인 존 하이튼 전략사령관도 14일 “북한 6차 핵실험은 수소폭탄 실험인 것으로 보이며 그들이 2년 이내에 미 본토를 타격할 핵무기를 확보한다 해도 놀랄 일은 결코 아닐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14일 북한 핵실험에 따른 추가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EU 의회는 이날 “더 이상 북한 국민이 우리 영토에서 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개별 국가에 맡겨 놓았던 북한 노동자 신규 고용을 EU 차원에서 처음으로 금지한 것이다. EU는 이미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를 모두 추방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뉴욕=박용 parky@donga.com / 파리=동정민 특파원 / 주성하 기자
#대북제재#북한#원유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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