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트럼프, 드리머 추방 철회 합의” 트럼프는 “합의 없었다” 트윗 통해 부인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가 불법 이주자 청년(드리머·dreamer)들을 추방하지 않는 대신 국경 치안 강화를 위한 예산을 배정하기로 합의했다고 미 언론이 보도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민주당 발표에 이의를 제기해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 의원과 하원 원내대표인 낸시 펠로시 의원은 13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 회동을 한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프로그램을 빠른 시일 내에 법으로 전환하고, 일련의 국경 치안 강화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인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에 관한 내용은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불법이주한 청년들은 버락 오바마 전임 행정부가 행정명령으로 도입한 DACA 프로그램에 따라 일시적 노동 허가를 받고 추방을 면했다. 그 규모가 80만 명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DACA를 폐기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며 6개월 안에 대체 입법을 마련하라고 의회에 공을 넘겼다. 그러던 중 13일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백악관에서 담판을 지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DACA 폐기’ 외에도 △세제 개편 △인프라 구축 △무역 등에 관한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극적인 합의 소식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자신의 트위터에 “지난밤 DACA에 대한 합의는 없었다”는 글을 올리면서 빛이 바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대대적인 국경 치안이 이런 합의의 교환조건으로 수용돼야 한다. 또한 투표 절차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고 주장한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에 대해선 “이미 건설 중인 장벽은 계속돼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DACA 문제에 합의했다는 민주당 측 발표 이후 자신의 지지층이 반발하자 이 같은 트윗을 올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의 근처까지 간 것은 맞으나 국경 장벽 건설 같은 일부 문제에 대한 의견 차이는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13일 늦은 밤 트위터에 “대통령은 국경 장벽을 제외하기로 한 부분에 대해 확실히 동의하지 않았다”는 글을 올리며 민주당 측 발표를 반박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을 계속하겠지만 최소한 이번 합의에선 국경 장벽 문제를 논외로 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드리머#트럼프#미국#민주당#추방#철회#트윗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