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마켓 의기투합…비정규직 설움 없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9월 13일 05시 45분


우쭈쭈내새꾸마켓 정보라 대표는 “마켓에 참가하는 1인 개인사업자 모두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제품을 만들어 시범적으로 입혀보고 씌워보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만드는 업체들이다. 돈을 벌기위해 ‘어울려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임감 있게 만든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쭈쭈내새꾸마켓 정보라 대표는 “마켓에 참가하는 1인 개인사업자 모두 강아지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제품을 만들어 시범적으로 입혀보고 씌워보고 하기 때문에 제대로 만드는 업체들이다. 돈을 벌기위해 ‘어울려요’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얼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책임감 있게 만든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것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우쭈쭈내새꾸마켓’ 정보라 대표 인터뷰

반려동물 핸드메이드 용품 1인 사업자 모여
1년에 한번 반려인들과 오프라인 판매 교류
‘우쭈쭈마켓’은 소자본 업체·소비자가 주인공

열정만으로 결과를 얻고 보상 받을 수 있을까. 현실은 녹녹치 않지만 열정 뒤에 찾아오는 작은 행복감에 미소 짓는 사람들이 있다. 16일 열리는 반려동물 핸드메이드 용품·소품 마켓인 ‘우쭈쭈내새꾸마켓’은 그런 사람들이 모여 꿈을 키워나가는 곳이다. 1년에 한 번, 어쩌면 꿈을 파는 마켓이 아닐까 싶다. 반려동물 시장에서 소자본 핸드메이드 업체의 판로를 개척하고, 소비자들에게 직접 만든 수작업·아이디어 상품을 선보인다는 그들이 인상적이다. ‘우쭈쭈내새꾸마켓’ 정보라(33) 대표를 만나 그들의 꿈을 들어본다.

-우쭈쭈내새꾸마켓 이름이 특이하다.

“‘내 새끼’라는 말을 좀더 어감 상으로 순화시켜 귀엽게 어필했다. 우쭈쭈는 애기들 달랠 때 쓰는 일반적인 의성어다.”

-마켓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개인사업자 등록하고 쇼핑몰을 내고 온라인판매자로서 일을 하다가 광고·홍보 등에서 한계를 느꼈다. ‘소자본으로 온라인 판매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장을 연다면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마켓 참가업체들은 모두 창작물을 가져온다. 독창적인 캐릭터 디자인을 담은 스티커, 핸드폰케이스, 메모지, 그림엽서 등의 제품을 OEM으로 만들거나 본인이 제작한 아이디어 제품들이다. 3000∼4000원짜리 장난감부터 가격이 좀 나가는 캣타워까지 다양하다. 업체마다 재량껏 현장할인도 한다.”

-마켓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비정규직 직장인이었다. 정규직이 되면 나오는 명함이 정말 갖고 싶었다. 철야를 하고 시키는 건 다했는데 정규직이 못되고 잘렸다. 다른 직장도 짧게 다녀봤지만 10년 후의 내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강아지 고양이를 그리게 됐다. 개인사업자등록을 하고 쇼핑몰에 입점해 운영했는데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블로그를 개설해 작업한 상품을 올리고 이를 판매했다. 초벌구이 도자기에 캐릭터나 그림을 그려 판매하는 ‘몬난 둥이네 그릇가게’다. 5∼6년 정도 운영하고 있다. 블로그에서만 팔다 보니 판로가 좁다는 것을 느껴 마켓을 열게 됐다. 비슷한 처지의 1인 개인사업자들과 의기투합해 우쭈쭈내새꾸마켓을 시작했다.”

-참가업체 선정기준은.

“카피업체가 아니어야 한다. 카피 제품은 업체뿐만 아니라 마켓에도 문제될 수 있다. 핸드메이드 업체끼리 서로 잘 알아 카피 여부를 확인하기는 수월한 편이지만, 일일히 확인하기 위해 초반 업체선정 작업에 시간이 걸린다. 올해에는 25개 업체가 참가한다. 개인사업자들이라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를 통해 지금도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다.”

-기성업체 참가를 배제한 이유는.

“자본력이 큰 업체가 올 경우 판은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인공이고 싶다.”

-규모를 늘리기는 힘들 것 같은데.

“1회 때에 110명 정도 마켓을 방문했다. 처음이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대기줄까지 서있는 것을 보고 감동받았다. 2회는 180명 정도 왔다. 올해는 180∼250명 정도 예상한다. 내년에는 참가업체를 30∼40개 규모로 늘리려 한다. 8곳 정도 참가 대기중인 업체들도 있고, 대관장소가 좁다는 의견도 있다. 규모가 커지면 좋은데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켓이 더 알려져서 이틀간 진행했으면 좋겠다. 지방에서 오거나 특정 업체를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위해 오는 소비자도 있다. 대부분이 집에서 작업을 하고 온라인 판매를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이다. 핸드메이드 업체들은 자긍심을 느끼고,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창작 제품을 만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소망이다. 입장수익 중 일부는 반려동물 보호소에 기부할 예정이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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