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동료 돋보이게 하는 희생정신 일깨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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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1기 16명 조기소집
염기훈 “K리거 책임감 막중하다”… 신감독 “이란전 공격축구 자제”

“노장이 선봉에 서겠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베테랑 이동국(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이근호(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1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열심히 몸을 풀고 있다. 파주=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gna.com
“노장이 선봉에 서겠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베테랑 이동국(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이근호(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1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열심히 몸을 풀고 있다. 파주=김종원 스포츠동아 기자 won@dogna.com
“동국이형. 파주 갈 때 추리닝 입어도 될까요?”

“민재야. 대표팀 소집인데…. 청바지라도 입어라.”

21일 ‘신태용호 1기’의 조기 소집을 앞두고 대표팀 최고참 이동국(38)과 막내 김민재(21·이상 전북)가 나눈 대화다. 첫 대표팀 승선이 얼떨떨한 김민재에게 A매치 103경기를 뛴 이동국은 스승 같은 존재다. 이날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청바지를 입고 나타난 김민재는 “동국이 형을 졸졸 따라다니면서 많이 배워야겠다”며 웃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앞두고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이동국 등 한동안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베테랑들을 과감히 발탁했다. 최종예선 A조 2위 한국(승점 13)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에 승점 1이 앞서 있기 때문에 본선 직행 티켓 확보(각 조 1, 2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 감독은 “배고플 때 축구를 해본 노장들이 후배들에게 월드컵 본선 진출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에서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염기훈(34)은 김민우(27·이상 수원)와 함께 NFC에 도착했다. 김민우는 “오랜만에 NFC에 온 기훈이 형이 ‘축구는 오래하고 봐야 한다’면서 몸 관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염기훈은 2년 2개월 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염기훈은 “월드컵에 못 나가면 직격탄을 맞는 것이 K리그다. K리거들이 책임감을 갖고 경기를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표팀은 K리그와 중국 리그 등에서 뛰는 선수 16명이 조기 소집됐다. 2년 10개월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이동국은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외부에서 봤을 때 대표팀에 ‘희생하는 선수’가 줄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를 돋보이게 하다 보면 자신도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후배들에게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막내아들 시안 군의 캐릭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티셔츠에는 ‘할뚜이따아!’(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이동국은 “9회 연속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담았다. 이란전을 승리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현 대표팀 선수 중 이란을 상대로 골 맛을 본 선수는 이동국이 유일하다. 신 감독은 “이동국이 ‘원팀’을 향한 희생을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마음으로 똘똘 뭉친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을 전술적으로 묶는 것은 신 감독의 몫이다. 신 감독은 “그동안 이란에 겪었던 수모를 한번에 갚고 싶지만 지금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다득점을 노리는) 공격 축구를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란전 4연패 중이다. 신 감독은 31일 이란전 킥오프 시간(오후 9시)에 대비해 평소 대표팀 훈련보다 늦은 오후 6시 30분에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은 약 1시간 동안 미니 게임 등을 하면서 컨디션을 조율했다. 신 감독은 “조기 소집된 선수 중 수비수가 많기 때문에 수비 조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파주=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신태용#이동국#김민재#염기훈#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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