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쓰촨 강진 300여명 사상… 관광객 3만여명 긴급대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규모 7.0… 한밤 유명관광지 덮쳐
한국인 관광객도 2명 경상… 매몰자 적지않아 인명피해 늘듯
中당국, 규모 6.0 여진 발생 경고

8일 오후 9시 19분경 중국 쓰촨(四川)성 유명 관광지 주자이거우(九寨溝)에서 강진이 발생해 최소 19명이 숨지는 등 약 3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매몰자도 적지 않아 인명 피해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진 발생 당일 약 4만 명의 관광객이 주자이거우를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한국인 관광객 2명도 경상을 입었다.

중국지진네트워크센터는 이번 지진이 규모 7.0의 강진이라고 발표했다. 지진 여파로 산시(陝西)성의 시안(西安)시, 간쑤(甘肅)성 란저우(蘭州)의 건물들까지 흔들렸다. 지진 직후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의 일부 설비가 잠시 중단될 정도였다. 9일 삼성전자 측은 “반도체 회로의 사진을 찍는 포토공정 일부가 가동을 멈췄지만 바로 복구됐고 정상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진 발생 직후 가장 높은 1급 지진응급태세를 발령했다가 9일 0시 44분경 2급 응급태세로 낮췄다. 앞서 AFP통신은 8일 밤 중국 국가재난감소위원회가 2010년 인구조사 자료를 기초로 100여 명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초기 조사 분석을 바탕으로 13만 가구가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9일 지금까지 최소 19명이 숨지고 26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 중 최소 3명은 생명이 위독하다고 밝혔다. 이날 주자이거우를 방문한 관광객은 3만8799명으로 집계됐다. 9일까지 대피시킨 관광객은 3만1500명이어서 나머지 관광객의 안전이 우려된다.

9일 오전 10시 17분에는 규모 4.8의 여진이 발생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중국 당국은 규모 6.0의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청두(成都)한국총영사관 측은 한국인 단체 및 개별 관광객이 109명으로 집계됐으며 다리와 손목에 경상을 입은 2명의 관광객을 제외하고는 큰 부상 없이 인근 청두시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호텔 주차장에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며 공포감을 호소했다. 10일까지 이들 중 절반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자이거우 간하이쯔(干海子) 지구에서는 관광객 100여 명이 산사태로 고립됐으며 이 중 일부가 낙석에 중경상을 입었다. 도로 곳곳이 갈라져 교통이 통제됐다. 한 도로에서 50인승 버스가 낙석에 두 동강이 나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도로 곳곳에서는 낙석에 깔려 완전히 찌그러진 차량들의 모습이 목격됐다. 2800여 명이 머물던 주자이거우 지역의 톈탕(天堂)호텔은 로비와 식당이 무너져 내렸다. 9일 새벽 사망자 1명, 중상자 4명이 확인됐고 투숙객들이 호텔 바깥에서 밤을 지새우며 공포에 떨었다.

주자이거우 첸구칭(千古情) 지역에서는 2008년 쓰촨성 원촨(汶川) 대지진을 주제로 한 공연 도중 지진이 발생해 건물 일부가 붕괴되면서 공연 관계자 1명이 숨지고 수천 명의 관람객이 대피했다. 지진 발생 당시 관객들은 대지진을 재현한 특수효과로 착각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지시했지만 9일 주자이거우에서 피난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한꺼번에 빠져나오면서 도로가 정체돼 구호차량 진입이 지연되는 어이없는 일이 발생했다. 일부 버스 운전사들이 구호차량 전용도로로 끼어들어 구호차량이 1시간에 5km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9일 오전 7시 27분 주자이거우에서 서북쪽으로 2200km 떨어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북부 보얼타라(博爾塔拉) 징허(精河)현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해 최소 32명이 중경상을 입고 가옥 1000여 채가 파괴됐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 이은택 기자
#중국#쓰촨성#지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