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연극무대 무척 설레요”… 데뷔 20년 발레리나 김주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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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빠르트망’ 발레리나 리자역 맡아… 연출가 고선웅 출연 제안 수락

데뷔 20주년을 맞아 연극에 도전하는 발레리나 김주원. LG아트센터 제공
데뷔 20주년을 맞아 연극에 도전하는 발레리나 김주원. LG아트센터 제공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발레리나 김주원(40)이 처음으로 연극 무대에 오른다. 10월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고선웅 연출의 신작 ‘라빠르트망’의 여주인공 역이다.

이 작품의 원작은 모니카 벨루치, 뱅상 카셀이 출연한 영화 ‘라빠르망’(1996년)이다. 2004년 할리우드에서 영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로 리메이크됐다. 김주원은 극중 주인공 막스가 첫눈에 반해 버리는 발레리나 리자 역을 맡았다.

김주원과 함께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모가 화려하다. 막스 역에는 영화배우 오지호, 앨리스 역에는 연극배우 김소진, 뮤리엘 역은 영화 ‘곡성’과 드라마 ‘아버지가 이상해’ 등에 출연한 장소연이 캐스팅됐다.

김주원은 18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연극배우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설레고 걱정도 많다”며 “처음 발레를 시작했을 때처럼 초보자의 자세로 연기를 하나하나 배워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가 연극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연출가 고선웅의 힘이 컸다. 김주원은 “지난해 고선웅 연출의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동아연극상 대상작)을 보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며 “평소 흠모해온 무용가 최승희에 대한 작품을 함께 만들어 보자고 고 연출가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연출가 고 씨는 이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며 “최승희 선생님 작품 하기 전에 다른 연극부터 하나 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그 작품이 ‘라빠르트망’이다.

고선웅 연출은 “원작 영화 속 여배우 모니카 벨루치처럼 막스가 리자를 첫눈에 보자마자 사랑에 빠져야 한다”며 “남자들이 봤을 때 매력적인 첫인상을 남길 수 있는 외모, 웃음, 몸짓을 갖춘 적임자로는 김주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로 몸짓과 표정으로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온 김주원이지만 연극 무대는 생소한 게 사실이다. 그는 함께 뮤지컬 ‘팬텀’에 출연하기도 했던 가까운 후배 황혜민(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에게 연극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을 걱정되는 마음으로 털어놓았다고 한다.

“출연을 덜컥 결정했지만 연극 작품의 대사 연기를 해본 적도 없고, 너무 수줍어서 주변에 말도 못 꺼냈어요. 혜민 씨에게 말했더니 ‘언니라면, 잘할 수 있어요’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더라고요. 발레리나의 자존심을 걸고 해보라는 말에 불끈 도전의식이 생겼습니다.”

김주원의 도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댄스씨어터 ‘컨택트’, 뮤지컬 ‘팬텀’ 등에 출연하며 무용 밖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왔다. 그는 “좋은 기회들이 운 좋게 많이 주어졌다. 제 심장을 뜨겁게 하는 작품이라면 언제든 다양한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월 18일∼11월 5일. 02-2005-1004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연출가 고선웅#라빠르트망#리자#발레리나 김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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