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론 움직여라” 日은 뛰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7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日기업이 美일자리 늘려” 순회세미나 열고 SNS홍보

“미국 국민들의 여론을 움직여라.”

일본 정부가 대일 무역 적자에 비판적인 미국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순회 세미나 개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NHK가 17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해 상당수의 미국인이 갖고 있는 대일 무역역조 현상에 대한 반감을 달래 통상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독일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대일 무역 적자가 막대하다. 일본 자동차 시장의 비관세 장벽이 문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자동차 이슈를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어서 일본 측은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일본 측은 도요타와 혼다 등의 대미 투자 실적을 제시하며 “미국 내에서 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고 반론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이익이 되는 무역 관계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지난해 대일 무역 적자는 689억 달러(약 77조9000억 원)에 이르며 이 중 80%가량이 자동차 관련 분야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은 이후 일본 기업의 투자를 통해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는 점을 미국 국민에게 집중 홍보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했다. 먼저 대사관 직원이나 기업 임직원 등을 동원해 미국의 지방도시를 돌면서 순회 세미나를 열며 일본의 공헌도를 소개할 방침이다. SNS에서 영향력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일본의 역할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구상도 들어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경제대화가 열리는 올가을 무렵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K는 “내년에는 미국 의회 중간선거도 실시되기 때문에 (일본 정부는) 미국의 국내 여론에 대한 설득을 강화해 대일 강경론이 고조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등의 현안에 직면한 한국도 미국 국내 여론 설득 작업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대일 무역#적자#세미나#sns홍보#일본#미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