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삼성물산 위장계열사 의혹 들여다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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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로 인수된 삼우종합건축, 주식소유 현황-금전거래 등 조사
업계, 4대그룹 개혁 관련 주목

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물산의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자가 4대 재벌에 대한 엄격한 조사 방침을 밝힌 상황이어서 향후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

23일 공정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경제개혁연대로부터 신고를 접수해 삼성물산 자회사인 삼우종합건축의 위장계열사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사전 조사로 이 회사의 공사 실적 등을 살펴본 뒤 지난달부터 주식 소유 현황과 금전거래 관계 등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회사가 삼성물산 위장계열사라는 의혹은 경제개혁연대의 신고 이전부터 있었다. 1976년 설립된 삼우종합건축은 서울 부영 태평빌딩(전 삼성생명 본관·중구 태평로2가), 삼성서울병원(강남구 일원동), 삼성 리움미술관(용산구 한남동) 등 삼성그룹의 굵직한 공사들의 설계·감리를 도맡아 왔다. 관련 업계의 신고를 받은 공정위가 1997년부터 2년간 위장계열사 여부를 조사해 무혐의 결론을 내기도 했다.

이후 삼우종합건축은 2014년 9월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인수됐지만 인수 과정에서도 위장계열사 의혹이 일었다. 삼성이 연매출 2700억 원인 이 회사를 69억 원의 비교적 적은 금액에 사들였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에는 ‘삼우의 실질적 소유주는 삼성’이라는 전직 임원의 증언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공사가 설계사무소를 자회사로 둘 수 없어 이름뿐인 사장과 주주들을 내세워 이 회사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있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이 사건을 특히 강도 높게 조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최근 지명된 김 후보자가 18일 첫 기자회견에서 “공정위의 재량권을 바탕으로 4대 그룹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제개혁연대가 이 사건을 신고했을 당시 이 단체의 대표가 김 후보자였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에 힘을 싣는다.

한편 삼성물산은 이에 대해 “아직 공정위로부터 공식 통보 받은 조사 일정 등은 없다. 이미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안이며 이전 조사 때와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세종=천호성 thousand@donga.com / 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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