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주간’이라 해서 관광지마다 입장료를 할인해주고 숙박업소나 식당도 손님 맞을 준비를 제대로 한 줄 알았어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는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한 ‘봄 여행주간’이었다. 그러나 충남의 일부 지역을 찾은 관광객 중에는 불만을 털어놓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여행주간 대전 충남지역 주요 관광지와 축제 현장을 둘러봤다.
○ “이곳이 관광지 맞아?”
평일인 2일 충남 태안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남면 당암포구 인근 태안관광안내소가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하고 급하게 관광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2일 오후 5시 반경 충남 태안군 남면 당암리 태안관광안내소. 승용차에서 내린 관광객들이 안내소로 들어가려다 문이 닫힌 것을 확인한 뒤 불만을 쏟아냈다. “평일 근무시간인데도 문을 닫아 놓으면 관광객은 어쩌라고….”
이 안내소는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해 태안을 찾는 서울과 수도권, 호남지역 관광객들이 태안을 처음 만나는 곳이다. 휴일이었던 3일(부처님오신날)에도 문을 연 보령시 대천해수욕장 관광안내소와 대조적이었다.
일주일이 지난 9일 태안군 남면 드르니항 인근의 한 모텔. 객실 안으로 들어서자 문고리는 모두 고장 난 상태다. 방바닥은 슬리퍼 없이는 걷지 못할 정도로 먼지가 쌓여 있었다. 목욕탕 수도꼭지도 고장 나 있었다.
태안지역 이색 먹을거리라고 자랑하는 ‘게국지’(꽃게와 김치를 넣고 끓인 찌개)를 맛보기 위해 주변 식당에 들어섰다. ‘대(大) 6만 원, 중(中) 5만 원’이라고 쓰인 메뉴판밖에 없다. 갈수록 늘어나는 ‘나 홀로 여행객’을 외면하는 태도였다. 태안국립공원 해변을 따라 조성된 ‘태안해변길’ 곳곳에도 쓰레기가 넘쳐 나고 있었다.
정부는 이 기간 주요 관광지 입장료와 숙박업소 등의 할인 행사를 한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태안지역 펜션에서는 할인혜택을 제공하기는커녕 관광주간이라는 이유로 되레 성수기 요금을 받고 있었다. 민간이 운영하는 당진 A미술관 관계자는 “여행주간을 맞아 할인과 관련한 어떠한 얘기도 들은 바 없다”고 했다.
○ 축제 평가도 제각각
12일부터 사흘간 대전 유성에서 열린 ‘2017 유성온천문화축제’. 8억 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행사기간 내내 온천과 연관된 콘텐츠는 수신제, 족욕탕 운영 등 일부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온천과 관련이 낮은 부스가 행사장 일대 700여 m 거리를 가득 메웠다. 방문객 불만은 특히 음식부스의 바가지요금과 불친절에 쏟아졌다. 조모 씨(51·여)는 “밀가루가 90% 되어보이는 얇은 녹두빈대떡을 6000원에 판매했다. 시판용 포장지에서 금방 뜯어내 살짝 데워낸 야채순대는 2000원 정도면 적당한데 5000원에 판매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행사장 주변 공원에 음식물 반입을 제한했으나 음식부스들은 손님들에게 돗자리를 제공하며 폭리를 취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 기간 대전과 충남에서는 계족산맨발축제를 비롯해 공주 구석기축제, 태안튤립축제, 서천 자연산도미광어축제 등 크고 작은 축제가 집중됐다. 하지만 주최기관의 의지와 태도에 따라 평가도 크게 엇갈렸다.
충남 공주시에서 열린 석장리구석기축제 현장을 방문한 가족들이 구석기인들이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음식을 구워먹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공주시가 개최한 석장리구석기축제(5월 3∼7일)는 17만 명이 다녀가며 호황을 누렸다. 대전지역 소주업체인 ㈜맥키스컴퍼니가 연 계족산맨발축제(5월 13, 14일)도 이색축제로부터 관광객들로부터 호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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