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절주-걷기 건강모범생 ‘철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254개 시-군-구 건강생활 실천 분석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은 최대한 덜 마시고 주 5일 이상 30분 이상 운동하기. 누구나 아는 건강 수칙이지만 정작 실천하는 성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사람도 갈수록 줄었다.

19일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254개 시군구 보건소를 통해 만 19세 이상 성인 900명씩 총 23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16년 지역사회 건강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금연, 절주, 걷기를 모두 실천하는 성인 비율인 ‘건강생활 실천율’은 2015년(28.3%)보다 1.2%포인트 감소한 27.1%였다. 조사 첫해인 2008년(34.3%)에 비하면 7.2%포인트나 떨어졌다.

지역별 격차는 전년보다 더 커졌다. 지난해 건강생활 실천율 1위 지역은 강원 철원군(51.9%)으로 성인 절반 이상이 금연, 절주, 걷기를 실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영등포구(51.3%), 양천구(50.1%), 송파구(48%)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강원 정선군의 건강생활 실천율은 철원군보다 무려 41.6%포인트나 낮은 10.3%에 그쳤다. 경남 거창군, 경북 의성군(11.1%), 강원 고성군(12.3%)의 건강생활 실천율 역시 10%대 초반이었다.

이는 특히 걷기 실천율(주 5일 이상 30분 이상 걷는 사람 비율)이 지역별로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철원군의 걷기 실천율은 69.4%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지만 정선군과 거창군(17.6%)은 가장 낮았다.

건강생활 실천율과 걷기 실천율 모두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이유에 대해 철원군 보건소 관계자는 “철원군이 평야 지역이라 걷기 좋고, 일반인보다 신체 활동이 많은 군인이 많이 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50%가 넘었던 전체 걷기 실천율은 지난해 38.7%로 크게 떨어졌다. 흡연율 역시 과거보다 나빠졌다. 2015년 담뱃값 인상으로 22.2%까지 떨어졌던 현재 흡연율(평생 담배를 5갑 이상 피운 사람이면서 현재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 비율)은 지난해 22.5%로 0.3%포인트 올랐다. 인천 남구의 현재 흡연율이 28.8%로 가장 높았고, 경북 영양군(15.4%)이 가장 낮았다. 최근 1년간 하루 이상 금연을 시도한 사람의 비율 역시 2015년 34.6%로 크게 올랐다가 지난해 29.7%로 다시 떨어졌다. 담뱃값 인상 효과가 시들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고위험 음주율은 18.6%로 전년보다는 0.2%포인트 감소했지만 2008년에 비하면 오히려 0.2%포인트 증가했다. 고위험 음주율은 최근 1년 동안 술을 마신 사람 중 남성은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 7잔(맥주 5캔) 이상, 여성은 소주 5잔(맥주 3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신 사람 비율을 뜻한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사회의학교실 교수는 “통상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 경제 수준이 높은 지역 주민이 더 건강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구 구성, 환경 등 다른 변수가 워낙 많아 지역별 특성과 그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심층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건강조사#건강생활#흡연#금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