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은 기계 알고리즘이나 빅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빅데이터나 알고리즘을 제대로 아는 교수가 한국에 한 명이라도 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김 교수는 “교수들이 아무도 읽지 않는 쓸데없는 논문을 쓰는 데만 온 정신을 쏟고 정작 학부 교육에는 신경을 못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대학 수업은 수십 년 전 커리큘럼과 동일하게 이뤄진다.
몇 가지 전공 기초과목은 필요하지만 그런 과목을 단순히 많이 가르치는 건 이제 중요하지 않다. 데이터를 많이 알고 분석하는 건 기계가 더 빨리 잘하기 때문이다. 대학이 집중해야 할 건 각종 프로젝트를 통해 종합적 사고를 하게 만드는 것이다.
전공필수 과목 위주의 졸업이수 요건은 정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조선업이 쇠퇴하고 있는데 학생에게 왜 전공필수 과목만 듣게 하느냐”며 “다른 학과의 지식도 배워 창의성을 키우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MIT처럼 공대생도 인문학적 과목을 다양하게 들어야 거기서 학문 간 연결이 일어나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방문한 미국 스탠퍼드대의 한 교수로부터 이런 일침을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선 논문만 쓰는 교수를 ‘루저(loser)’라고 불러요. 얼마나 아이디어가 없고 돈 되는 게 없으면 그럴까 싶어요. 제대로 된 교수들은 기업체에서 갖고 온 프로젝트를 학생들과 수행하느라 정신없죠.”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