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화이트: 소비자 아닌 세탁소 위한 세탁 앱
2015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세탁 앱 리화이트는 ‘골목상권과 상생’을 추구한다. 사용자가 리화이트 앱으로 세탁물 수거를 요청하면 해당 지역의 동네 세탁소가 방문해서 수거해 가는 형태로 가맹 계약을 맺는다. 중개만 해주는 것이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화이트는 전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소형 세탁소들이 쓸 수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용 세탁관리 시스템도 만들어 배급하고 있다. 사용료는 매달 수천 원에 불과하다. 이 시스템을 사용하는 세탁소들이 자연스럽게 리화이트와 가맹 계약을 맺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용료를 낮게 설정했다.
동네 세탁소들은 모바일 솔루션을 이용해 대형 세탁 체인들과 유사한 수준으로 고객관리와 프로모션을 할 수 있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고객 생일에 휴대전화 문자로 할인 쿠폰을 보내준다든가, 세탁물 일부가 훼손되었을 때 사진으로 기록을 남겨둬서 분쟁을 예방하는 등의 일이 가능하다. 특히 세탁물 분쟁이 줄어들면 세탁소 영업이익에 큰 도움이 된다고 이 회사 김현우 대표는 말한다.
김 대표는 리화이트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가치와 편의도 있지만 우리는 근본적으로 공급자(세탁소) 쪽에서의 변화를 추구한다”며, “공급자의 시간 절약을 도와주고 업무 효율을 올려줄 수 있으면 그 가치가 결국 고객에게도 전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원티드랩: 채용 추천서를 쓰면 돈을 준다
원티드랩의 이복기 대표는 경영컨설팅 업체 액센추어에 근무할 때 사내 추천제도를 보고 큰 인상을 받았다. 직원이 인재를 추천해서 입사가 결정되면 직급에 따라 적게는 100만 원 정도에서 많게는 1000만 원 수준의 보상을 받는 제도였다. 해외에는 이런 추천보상제도를 갖고 있는 기업이 많은데 한국에는 보편적이지 않았다.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이런 아이디어가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도 몇 개의 모바일 앱이 이런 사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 대표는 과거 실패 사례들을 연구했다. “하늘 아래 머릿속에서 나오는 생각은 새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미리 해보고 겪은 실패를 더 나은 아이템으로 발전시키는 것에 집중했다.”
타사의 실패 사례를 보고 원티드는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디자이너 등 실력을 보증해 줄 수 있는 추천인이 매우 중요한 분야의 채용에 집중하기로 했다. 또 일반 헤드헌터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보다 싼값에 기업들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 헤드헌터들은 15∼20%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원티드는 채용이 성사되면 7%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전에 이 대표는 자신과 공동 창업자들의 지인 중에서 삼성에 다니는 사람, 구글에 다니는 사람, 컨설팅 하는 사람 등 전문직 종사자들을 모아 100인의 리스트를 만들었다. 기업을 찾아가 인사담당자나 대표에게 이 리스트를 보여주고 ‘이런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사람이라면 채용하겠느냐’고 물었다. 반응이 긍정적이라 첫 달에만 30개의 채용 포지션을 수주할 수 있었다. 이렇게 사업이 되겠다는 확신이 서고 난 다음에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원티드는 현재 월 50∼100명의 채용을 성사시키고 있고 이는 채용 알선 분야에서 국내 10위권에 드는 실적이다. 이 회사는 앞으로 헤드헌터들과의 협업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어느 산업이든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지 않으면 사업 확장은 어렵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 29CM: 모바일 잡지처럼 보이는 쇼핑앱
29CM(29센티미터)는 쇼핑 앱 같지 않은 쇼핑 앱이다. 앱을 실행시키면 덩그러니 옷 한 벌만 화면에 뜬다. 구매 버튼, 장바구니 버튼 같은 것도 눈에 띄지 않는다. 화면을 아래쪽으로 내려야 다음 제품이 나온다. 중간중간 단편소설 형태의 에세이도 실려 있다. 고객에게 물건을 고를 선택권을 주는 게 아니라, ‘우리 앱을 읽어보세요. 이 재킷이 맘에 들지 않나요?’라고 살며시 묻는 것 같다. 패션 잡지를 한 장씩 넘기는 기분이다. 언뜻 보면 큰 매출을 올리기 힘들 것 같지만 사실 이 앱은 트렌디한 20, 30대에게 인기를 끌며 2011년 창립 이래 연 매출이 약 200%씩 성장하고 있다.
창업자 이창우 대표는 29CM의 C는 ‘커머스(commerce)’, M은 ‘미디어(media)’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모바일 시대에는 쇼핑도 고객에게 일종의 미디어처럼 다가가며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상품을 소개하기 위한 사진이나 콘텐츠는 모두 29CM가 직접 촬영하거나 제작한다. 오프라인 잡지사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뽑고 있다. 좀 더 세련된 쇼핑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다. 상품 소개를 하기 전에 잡지 콘텐츠와 같이 읽을 수 있는 문구와 사진 등을 배치했더니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이 높아졌다.
이 대표는 29CM의 비즈니스 모델을 TV 홈쇼핑에 비유한다. TV 홈쇼핑 역시 물건 하나를 한 시간 동안 파는 형태다. 이것을 모바일 시대에 맞게 구현한 것이 29CM다. 다만 모바일은 개개인에 맞게 큐레이션된 콘텐츠 제공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마다 취향에 맞게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진화시키겠다는 것이 이 대표의 목표다.
그는 “이미 매출 측면에서 모바일이 PC 기반의 쇼핑을 넘어선 지 오래됐다”며 “PC와 모바일 양쪽을 다 처음 시작하는 회사라면 아예 모바일로 먼저 가고 PC는 모바일을 지원하는 구조로 가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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