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선거인단 수 촉각… “150만은 당심, 200만 넘으면 민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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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신청 급증 70만명 돌파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선 후보 경선 선거인단이 인터넷 신청이 급증하며 22일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선거인단이 200만 명을 넘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선거인단 규모가 경선의 전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쏠리고 있다. 선거인단 모집 1차 마감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일 3일 전이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완전국민경선’으로 치러진다. 당원, 비당원 구분 없이 똑같은 1인 1표다. 일반 유권자와 평당원은 전화, 인터넷 등으로 선거인단 신청을 해야 한다. 별도 신청 없이 자동으로 투표권이 주어지는 권리당원, 대의원은 약 19만 명이다. 대선일로부터 43일 전 호남에서 시작해 일주일간 열리는 네 차례의 순회 경선 결과 50% 득표율을 넘는 후보가 없으면 대선 31일 전 결선투표를 하게 된다.

가장 큰 관심은 최근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당내 조직력이 강한 문재인 전 대표를 뛰어넘느냐다. 한 의원은 “선거인단이 150만 명 미만이면 문 전 대표가 유리하고, 150만∼200만 명은 혼전, 200만 명이 넘으면 안 지사가 유리하다는 관측이 많다”고 전했다.

당심(黨心)은 문 전 대표가 장악한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당 대표 재직 시절 대거 입당한 온라인 당원 등을 기반으로 문 전 대표는 당내에서 확고한 지지 세력을 구축했다”고 전했다. 10일 실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층의 61%가 문 전 대표를 지지했다. 안 지사 지지율은 24%였다.

관건은 중도·보수 유권자들의 유입 규모다. 150만 명 돌파는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 외에 중도·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대거 참여해야만 가능하며 200만 명이 넘으면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탄핵 이후 탄력이 붙으면 250만 명까지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선거인단 규모가 커질수록 우리의 승리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반면 문 전 대표 측 인사는 “우리 지지층도 대거 선거인단에 몰리는 만큼 1위 자리를 뺏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양측의 선거인단 모집 경쟁이 가열되면서 일부 혼탁 양상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한 호남 의원은 “최근 민주당의 한 후보 캠프로부터 ‘선거인단 가입 좀 도와 달라’는 요청이 왔다”고 전했다. 당 일각에서는 “호남 지역 국민의당 당원 일부가 조직적으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에 참여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판에는 민주당 경선 참여를 독려하는 광고까지 등장했다. 광고를 게재한 정연석 초원디앤씨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경선에 참여해 달라는 뜻에서 광고를 냈을 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戰友의 ‘군번줄 선물’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국방안보포럼’ 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옛 전우가 문 전 대표에게 군번줄을 걸어 주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戰友의 ‘군번줄 선물’ 22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더불어국방안보포럼’ 행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옛 전우가 문 전 대표에게 군번줄을 걸어 주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전직 장성 등이 참여하는 ‘더불어국방안보포럼’ 발족식을 갖고 “병역 면탈자를 고위 공직에서 원천 배제하겠다”고 말했다. 발족식에는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이선희 전 방위사업청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안보 논란을 불식하고 중도·보수층 지지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마련된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는 애국가를 4절까지 완창하고, ‘진짜 사나이’ 군가도 불렀다. 문 전 대표는 자문역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해 “권력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국민이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 지사 측은 호남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02년 민주당 경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 캠프인 ‘금강팀’에서 호남 조직을 총괄했던 염동연 전 의원은 최근 안 지사를 돕고 있다. 염 전 의원은 “당시 금강팀 좌장인 내가 안 지사를 돕지 않을 도리가 없다”며 “별도의 공식 직함 등은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선거인단#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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