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한류를 쥐락펴락, 차이나머니의 함정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5일 20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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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류를 쥐락펴락,
차이나머니의 함정

#.2
'태양의 후예'와 '함부로 애틋하게',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이 작품들은 사실 모두 기획 단계부터
중국 판매를 고려해 사전 제작한 드라마입니다.

한국 문화계에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해졌다는 증거들인데요.

#.3
문화계 곳곳으로 파고든 중국 자본은
'2016년 한류'를 쥐락펴락 하고 있습니다.

동아일보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관련 상장회사 23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19곳(82.6%)이 중국계 기업이 주요 주주로 있거나
대형 자본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죠.

#.4
중국의 입김에 자유롭지 않은 자본구조아래
현재 국내 대형 드라마가 기획 단계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둔다는 건
알려진 사실입니다.

2015년부터는 중국 정부가 해외 문화콘텐츠 사전 검열을 강화하자
아예 검열 통과 뒤 한중 동시 방영을 위한 제작을 시작합니다.

#.5
SBS '푸른 바다의 전설'이나 KBS2 '화랑', SBS '사임당, 빛의 일기' 등
방영을 앞둔 대작들도 모두 사전 제작된 작품들이죠.

기획 초기부터 중국에서 '통하는' 작가, 배우들을 섭외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그렇게 요구해도 방송사가 꿈쩍도 안 하더니, 중국의 수요가 있자마자 사전 제작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한 방송국 PD

#.6
중국 취향이 아닌 작품들은 방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최근 탄탄한 스토리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스타 작가 A 씨의 드라마도
중국이 선호하는 판타지 장르가 아닌 데다 한류 배우가 없다는 이유로 최종 편성이 보류됐죠.

#.7
엔터테인먼트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1, 2년 전부터 국내 연예기획사나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중국계 자본과 투자 관련 미팅을 안 해본 곳이 없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중국 자본 투자 규모는 약 3조 원대라고 알려져 있죠.

#.8
중국 자본의 유입은 전방위적입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나 음악축제, 뮤지컬, 게임, 캐릭터 분야에까지
손길을 뻗치고 있죠.

그 결과 한류 배우나 가수들은 활동 무대 자체를 중국 쪽에 집중합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이민호 김수현 송중기 등은 중국 예능프로 출연과 팬미팅 등이 잦은 반면 국내에선 이들을 보기가 어려워졌죠.

#.9
중국 수출입과 딱히 관련 없어 보이는 음악축제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중국의 한 기업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국제적인 페스티벌로 키우자는 구체적인 제안까지 해왔다"
- 국내 유명 록 페스티벌 관계자

#.10
중국이 한국 문화계에 투자를 늘리는 것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투자가 늘어야 관련 산업이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주객이 전도돼 한류를 이끄는 주최가 중국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11
"한국 대중문화 관련 회사들은 SM 등 일부를 제외하면 국내 투자를 받기 매우 어려운 구조다. 중국 시장 자체가 매력이 있는 데다 이런 약점을 중국 자본이 파고들면 쉽게 내치기 어려운 게 현실"
-한 연예기획사 이사

원본: 정양환 기자·임희윤 기자·장선희 기자
기획/제작: 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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