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임종룡 후보자, ‘폭탄돌리기’로 경제위기 미봉 말아야

동아일보 입력 2016-11-03 00:00수정 2016-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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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경제부총리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명됐다. 올 1월 취임한 친박(친박근혜)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경제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열 달 만에 경제 수장을 바꾼 것이다. 임 후보자는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 위험 요인에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데다 ‘최순실 리스크’에 공포지수로 불리는 한국형 변동성지수(VKOSPI)마저 17.25로 전일 대비 16.63% 치솟은 상황이어서 ‘대응’으로 충분할지 걱정스럽다.

 임 후보자는 ‘준비된 경제부총리’ 소리를 들을 만큼 경력이 화려하고 업무 능력도 인정받는다. 전남 보성 출신으로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에서 지역 안배를 한 인사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그는 조선·해운 구조조정의 책임자이면서도 정교한 컨틴전시플랜 없이 8월 한진해운을 덜컥 법정관리 처리해 물류대란을 일으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수많은 친박 낙하산이 금융권을 망치는 현실에 눈감았던 그가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맞서 과감한 구조조정을 마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금은 곪아 터지기 직전인 한국 경제를 대증요법으로 관리하는 데 그쳐선 안 되는 상황이다. 임 후보자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대통령경제금융비서관으로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실제로는 미봉책으로 덮어 병을 키웠다. 조선·해운업의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는 그의 책임도 무겁다. 최근엔 산업 재편 없이 ‘조선 빅3’ 체제를 그대로 유지해 차기 정부로 폭탄을 넘기는 방안까지 내놨다.

 새 경제팀의 과제로 임 후보자는 부채 리스크 관리와 확장적 정책기조 유지를 꼽고 있다. 만일 1200조 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를 박근혜 정부 임기 중 터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인위적 경기부양책으로 내년 대통령선거까지만 넘기겠다는 취지라면 국민에게 죄를 짓는 일이 될 것이다. 작금의 상황이 노동개혁 실패와 대통령 측근 비리, 한보 사태 끝에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맞은 1997년 같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임 후보자는 욕을 먹더라도 나라를 구하겠다는 절박한 애국심으로 꼭 해야 할 일들을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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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경제부총리#친박#유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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