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 ‘최순실 국정농단’ 시국선언 놓고 시끌

강성명기자 입력 2016-11-03 03:00수정 2016-11-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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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 “중립 위해 동참 안하겠다” 논란 SNS 퍼지며 학내외 파장
학생들 분노 고스란히 드러나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대학생의 시국선언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인제대가 이 문제로 소란스럽다. 학생회의 입장 발표에 학생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이 사태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2일 인제대에 따르면 최근 학생회가 대학 공식 페이스북에 ‘전국 각지에서 시행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를 위한 시국선언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이들은 “왜 우리 학교는 시국선언을 하지 않는가에 대한 문의를 많이 접했다”며 “대표성을 띠고 있는 학생회의 이름으로 시국선언을 결정하는 건 자칫 정치적 선동으로 비칠 수 있다”고 썼다. 이어 “중립을 지키겠다”며 “학생회 소속 개인이 참여는 할 수 있지만 진행에 도움이나 제재 등 학생회의 이름으로 동참하진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상당수 학생들이 댓글을 통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학생들은 “인제대 학생으로서 부끄럽다” “중립이라는 말 뒤에 숨은 학생회다” “학교 이름 걸고 공식입장을 내놓을 때는 학생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 격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이 대학 정치외교학과 홍재우 교수는 댓글을 통해 “정치적 동원은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라며 “정치적 행동을 조직하는 것을 ‘선동’이라고 부르는 것은 시민적 권리를 행사하는 동료 학생들을 비난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논란은 학내에서 머무르지 않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급속하게 외부로 퍼지면서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일부 누리꾼은 ‘비겁하다’ ‘같은 대학생으로서 부끄럽다’는 등 강한 어조로 학생회를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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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거세지자 학생회는 페이스북에 다시 글을 올렸다. 이들은 “각 학과(부) 학과장이 참석하지 않은 중앙위원회 회의 내용을 학생회 공식 입장이라고 올린 점과 적절하지 못한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국선언을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다”며 “자칫 학생회가 시국선언을 진행하면 정치적 색이 뚜렷한 다른 학우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선동’이라는 단어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전국 100여 개 대학에서 시국선언이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상당수 대학들도 시기와 방법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대, 부산대, 경성대 등 부산지역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부산청년 시국선언단’은 지난달 31일 동아대 승학캠퍼스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10만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학생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부산대 교수 300여 명은 부산대 장전동캠퍼스 정문 앞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성명서’를 발표했다. 부산에서 교수들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시국선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어 1일 동아대 교수 100여 명도 시국선언을 이어갔다.

 교수들은 “대통령이 스스로 국가 권력 구조를 왜곡해 비선 실세에 의존한 현 시국에 분개하고 허탈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이미 권위를 상실한 박근혜 대통령의 통치 리더십은 이제 더이상 신뢰할 수도 없고, 발휘되어서도 안 된다. 임시 거국내각을 구성해 새로운 국가 권력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최순실 국정 농단#인제대#시국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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