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저자는 1990년대 말부터 한글 붓글씨와 디자인을 접목한 캘리그래피 작업에 몰두해 온 유명 손글씨 디자이너다. TV드라마 ‘미생’과 영화 ‘의형제’의 타이틀, 소주 ‘참이슬 프레시’의 브랜드 레이블 등이 그가 움직인 붓 끝에서 빚어졌다. 그는 한글에 ‘의미적 상형성’이 숨어 있다는 신념의 근거를 자신의 손글씨 작품을 통해 차곡차곡 쌓아 왔다.
그가 써 내린 ‘꿈’은 춤추듯 요동친다. ‘술’은 호방하게 흘러 넘어가 감긴다. ‘밥’은 꾹꾹 담겨 푸짐하고 ‘춤’은 날렵히 휘돌아 번진다. ‘눈’은 포근하게 쌓여 녹아들고 ‘숲’은 아늑히 품어 감싼다. ‘달’은 휘영청 떠돌아 흐른다.
한 장 한 장 천천히 넘기며 들여다보고 있자니 미간과 뒷머리가 쉴 틈을 얻은 듯 편안해진다. 2014년 절판됐던 같은 제목의 책을 거지반 다시 써 묶었다. 무언가가 가장 아름다울 때는 바로 그 무언가다울 때임을 확인시킨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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