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통령 사저, 국정원 왜 개입하나”… 靑 “박지원, 헛다리 짚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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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정상화 첫날]난데없는 ‘朴대통령 사저’ 공방

朴대통령 취임 전 거주했던 ‘삼성동 사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전까지 살았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2002년 1월 처음으로 공개됐다. 박 대통령은 1979년 10·26사태 이후 청와대에서 서울 중구 신당동으로 이사한 뒤 
성북구 성북동, 중구 장충동을 거쳐 1990년 삼성동 2층 단독주택으로 이사했다. 동아일보DB
朴대통령 취임 전 거주했던 ‘삼성동 사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전까지 살았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 2002년 1월 처음으로 공개됐다. 박 대통령은 1979년 10·26사태 이후 청와대에서 서울 중구 신당동으로 이사한 뒤 성북구 성북동, 중구 장충동을 거쳐 1990년 삼성동 2층 단독주택으로 이사했다. 동아일보DB
 4일 국정감사에선 난데없이 박근혜 대통령 ‘퇴임 후 사저(私邸)’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국가정보원의 박 대통령 퇴임 후 사저 터 물색을 주장한 것이다. 청와대는 “박 위원장이 헛다리를 짚었다”는 반응을 보였고, 박 위원장은 “(청와대가) 사실이라고 인정하지 않겠지만 저는 확실한 정보를 갖고 질문했다”고 재반박했다. 다만 박 위원장은 정보의 출처는 밝히지 않았다.

○ 朴 “정보기관에서 사저 물색 옳은가”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고검 국감에서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의 지시로 국정원이 사저 터를 물색했고, 야당이 정보를 입수해 파고들자 해당 직원을 내근 부서로 보냈다고 주장하며 “대통령이 사저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합법적인 기관에서 준비하는 게 옳지, 정보기관에서 총무비서관 지시로 준비하는 게 옳으냐”고 따졌다.

 이어 “이걸 박 대통령이 아셨는지 모르셨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저에게 ‘이제는 (사저 물색을) 하지 않겠다’는 (정보 제공자의) 통보가 왔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 사건’으로 어떤 수난을 겪었느냐”고 지적했다. 삼성동 자택 외에 별도의 사저를 마련하려다 중단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퇴임 후 돌아갈 삼성동 사저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현재 경호실과 국정원 등 유관기관 간에 보안 및 경호 등 안전상의 문제점 등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에 있다”며 “민생을 돌본다고 하면서 정치 공세를 펴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고 비판했다. 삼성동 사저 외에 추가적인 사저 터를 물색할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 ‘내곡동 사저’ 논란과는 달라

 박 위원장이 ‘퇴임 후 사저’ 의혹을 제기한 배경을 놓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터 매입 의혹은 2011년 10월 제기됐다. 당시 검찰 수사에 이어 2012년 대선 직전까지 특검이 진행되면서 이명박 정부의 권력은 빠르게 중심을 잃어갔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은 논평에서 “(미르·K스포츠 재단 등) 제2의 일해재단에 이어 제2의 내곡동 사저 비리마저 터지는 것이냐”고 했다. 내곡동 사저 논란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 씨와 경호실이 함께 내곡동 사저를 사들이면서 시형 씨가 시세보다 싼값에 매입해 문제가 된 사건이다.

 청와대 내에선 대통령경호실과 국정원 등 유관기관 간에 사저의 안전 문제에 대해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와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 퇴임 뒤에 사저로 돌아가기 위해 경호동과 초소 위치 등을 관계기관들이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등을 근거로 경호 대책을 협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동 사저에는 경호동 등의 공간이 없는 데다 주변에 민간인이 거주하고 있고 외부 노출이 쉬워 경호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 해명에 대해 “어쨌든 국정원과 협의 중이란 것은 청와대가 인정한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자신의 재산을 나중에 다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장택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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