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경주에서 함께 뛰며 희망을 나눠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달리기는 힐링이다, 가을 만끽하는 마라톤에 도전해 보자
‘가장 인간적인 운동’ 마라톤

《10월 16일에는 경북 경주에서 ‘2016 경주국제마라톤대회’가 열린다. 달리기 좋은 계절을 맞아 가족여행도 하고, 건강 챙기는 달리기도 하는 경주 주말여행은 어떨까. 지진으로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도 전할 수 있을 것이다. <헬스&뷰티>는 달리기의 꽃, 마라톤의 모든 것을 알아보았다.》
 가을, 달리기 좋은 계절이 왔다. 무더위에 지치고 늘어진 몸을 깨워 탄탄하고 활력 넘치는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면 이 계절, 달리기에 나서보자.

 달리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크게 나누면 단거리달리기와 장거리달리기. 100m로 대표되는 단거리의 핵심은 무산소 전신 근력운동이라는 점. 100m를 뛰는 선수들은 10초 안팎의 시간 동안 무산소로 달린다. 우사인 볼트 같은 선수는 40보 조금 넘은 발걸음으로 100m를 주파한다. 한걸음이 250cm에 육박하는 셈이다. 보통 선수의 경우, 2m 정도의 보폭으로 50걸음 안팎에 100m를 뛴다.

 엄청난 운동이다. 그런데 이런 상태로는 오래 달릴 수 없다. 아프리카 다큐멘터리를 보면, 오래 달리는 것이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 사자나 표범 같은 맹수들은 매우 빨리 뛰지만, 오래 달릴 수는 없다. 그들만큼 빨리 뛰지 못하는 초식동물들은 오래 달려야 살 수 있다. 지혜롭게 피해가면서 오래 뛰다 보면 포식자가 지쳐서 못 따라오게 된다. 멀뚱멀뚱 쳐다보면서도 못 잡아먹는 것이다.

 사람은 동물적 입장에서 보면 약한 존재다. 그러니까 오래달리기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매우 인간적인 운동이다. 마라톤은 오래달리기의 대표적 종목. 42.195km, 100리가 조금 넘는 거리다. 엄청나게 먼 길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못 달릴 만큼의 거리는 아니다. 3시간에서 5시간이면 보통사람도 뛸 수 있는 거리. 마라톤의 기원은 마라톤 평원에서의 목숨을 건 그리스 병사의 달리기였지만, 운동의 한 종목인 마라톤은 어느 정도 뛸 줄 아는 사람들에게는 축제다.

 지구상에서 장거리달리기를 재미 삼아 하는 유일한 동물, 바로 인간이다.
건강생활을 위해 가장 편리하고도 중요한 운동은 달리기. 달리기의 꽃인 마라톤은 건강관리만 잘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사진은 2015년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의 질주 모습. 1000년 고도 경주의 풍광을 즐기면서 뛰는 이 대회는 올해엔 지진으로 고통받은 경주시민을 위로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DB
건강생활을 위해 가장 편리하고도 중요한 운동은 달리기. 달리기의 꽃인 마라톤은 건강관리만 잘한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사진은 2015년 열린 경주국제마라톤의 질주 모습. 1000년 고도 경주의 풍광을 즐기면서 뛰는 이 대회는 올해엔 지진으로 고통받은 경주시민을 위로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DB
건강하게 마라톤을 즐기는 근력운동

 흔히들 마라톤을 해보고 싶지만, 몸무게 때문에 못 뛰겠다고 말한다. 무릎 관절이 다칠까 봐 겁난다는 이야기다. 부분적으로 옳은 걱정이지만, 대체로 옳지 않은 생각이다. 몸무게를 빼는 게 필요하다면, 지금 뛰어야 한다. 뛰면서 빼고, 빼다 보면 더 잘 뛰게 되고, 마침내 마라톤도 할 수 있게 된다.

 무릎관절이 걱정된다면, 살살 달리면서 뛰는데 필요한 근육이 무엇인지 느껴보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 주변의 근육들을 강화하는 운동들을 하면서 힘을 기르면 알게 된다. 달리기는 관절로 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근육으로 하는 것임을.

 무릎을 싸고 있는 대퇴사두근을 중심으로 허벅지 뒷근육, 엉덩이 근육, 종아리 근육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발목의 아킬레스건이 스프링 작용을 하면서 달리기의 속도를 만들어 낸다. 이런 근육들을 강화하면, 뼈와 연골은 부드럽게 제 기능을 다하며 접었다 폈다를 안전하게 되풀이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운동들은 널리 알려져 있고 간단한 편이다. 마라톤에 중요한 하체근육들을 강화하는 기초적인 운동은 스쾃과 레그 익스텐션을 들 수 있다. 그냥 맨몸으로 상체의 곧은 자세를 유지하면서 충분히 앉았다 일어났다만 되풀이하면 되는 것이 스쾃의 원리이고, 레그 익스텐션은 소파에 편히 앉아서 발을 모으고, 무릎을 펼쳐 앞으로 발끝을 뻗었다 접었다만 하면 된다.

 여기에 줄넘기를 더해, 호흡과 어깨근육 지구력을 높이면서 동시에 발목운동을 더해준다면, 초보 마라토너를 위한 기본 훈련은 끝이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된다.


온몸운동인 마라톤, 혈류 개선에 효과적


 마라톤을 위해서는 상체근력운동도 필요하다. 하체는 걸어다니면서 등산도 하고, 쇼핑도 하고 서너 시간 버티는 연습을 일상 생활 속에서 수시로 하지만, 상체의 팔 스윙은 한 시간 넘게 지속적으로 해볼 기회가 거의 없다. 어깨와 가슴근육이 중요해지는 대목이다. 평소 푸시업(팔굽혀펴기)을 수시로, 할 수 있는 만큼 하는 것을 생활화하면 된다. 간단하지만 필수적이다.

 이렇게 전신운동인 마라톤을 하다 보면 더 중요한 달리기의 효과가 있다.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내장, 즉 몸속의 장기들이 출렁거린다는 점이다. 직립보행을 선택한 인간에게 내장의 활력 상실은 불가피한 부분이다. 중력에 의해 눌려 몸 안에 차곡차곡 쌓인 장기들이 벽돌처럼 굳어진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여기에 활력을 주는 것이 달리기다.

 2016 아디다스 러닝에 참여한 아주라(이소영) 트레이너는 “우리는 기록을 위한 선수가 아니다.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도록 뛸 수 있는 것이 최고. 달리는 속도나 거리도 중요하지만 몸의 중심인 코어가 풀리지 않게, 달리기 전에 가볍게 플랭크 같은 버티기성 운동을 웜업으로 해 주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마라톤대회 등록만 해도 삶이 바뀐다

 누구나 마라톤을 뛸 수 있다. 마라톤의 요즘 대세는 펀런(fun run)이다. ‘마스터스의 꿈’이라는 서브3를 목표로 훈련하며 전문적으로 뛰는 사람보다 성취감을 느끼며 생활의 동력을 얻고 싶어 뛰는 사람이 더 많다. 엄두가 나지 않아 못 뛸 뿐이다.

 그렇다면, 올 가을 수많은 마라톤 대회 중 자신에게 친숙한 곳, 혹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에서 열리는 마라톤대회를 찾아 자신에게 맞는 거리의 코스에 등록해 보자. 5km, 10km부터 하프(21.0975km)는 물론 30km 대회도 많다. 물론 풀코스라면 더욱 좋겠다.

 몸을 만들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오늘이라도 당장 마라톤대회 하나를 선택해 신청해 보자. 그러면 일상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술을 마시게 될 때도 자제하게 되고, 쇼핑을 할 때도 운동용품에 관심이 더 쏠린다. 막연히 뱃살 좀 빼자는 생각이 아주 구체적으로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몸무게를 줄여보자는 계획으로 자연스레 바뀐다. 주변 사람들에게 마라톤 신청했다고 자랑도 하게 되고, 주말 계획도 드라이브 대신 등산처럼 몸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쪽으로 세우게 된다.

 자, 놀라운 변화다. 마라톤대회, 등록만 해도 인생이 바뀌기 시작한다.

최윤호 기자 uknow@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