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azine D/Topic/단독]‘기업 재단’ 자산 및 수입 TOP LIST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20일 16시 33분


코멘트

동아일보 Magazine D․한국가이드스타 공동기획 ‘똑똑한 기부’ 캠페인 ④

《좋은 일에 쓰일 거라 굳게 믿고 비영리 민간단체(NPO)에 기부한 돈, 과연 올바로 쓰였을까. 개인 기부자가 이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비영리 분야의 투명성 제고는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요건이지만, 기부자는 물론이고 NPO조차 이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동아일보 ‘Magazine D’는 비영리단체 재정내역 공개에 앞장서는 공익법인 한국가이드스타와 함께 올바른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똑똑한 기부’ 캠페인 기사를 기획했다.》

수많은 기업이 “좋은 일을 하겠다”며 재단을 설립해 운영한다. 대다수는 사회 빈곤층을 지원하고 장학금을 수여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사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국내에서 기업 재단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기업 재단이 핵심 계열사 지분을 다량 보유하는 등 그룹 지배구조를 좌우하면서 ‘주객전도’ 행태를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기 때문이다.

최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롯데그룹을 살펴보자. 롯데그룹은 1983년 설립된 롯데장학재단을 지주사처럼 운영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973년 경기도 오산시 부산동 일대 10만2399㎡ 규모의 토지를 매입해 2007년 10월 17일 롯데장학재단에 기부했다. 이후 롯데쇼핑은 이사회를 열고 롯데장학재단으로부터 해당 토지를 700억 원에 매입하기로 했으나, 한 달 뒤 1030억 원으로 매입했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롯데쇼핑에 토지를 직접 매각하지 않고, 롯데장학재단을 통해 거래한 것을 두고 탈세 정황이 있는지 살펴본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씨가 이사장을 맡은 롯데장학재단은 총 9개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했다.

물론 롯데그룹과 롯데장학재단 건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속단할 수는 없다. 모든 기업 재단이 비리로 얼룩진 것도 아니다. 어려운 이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맞춤형 지원을 하는 기업 재단의 순기능도 많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기업 재단의 총 자산과 수입을 살펴보고 어떤 기업 재단이 어떤 사업에 집중하는지 살펴볼 필요는 있다. 동아일보 ‘매거진 D’는 합리적 기부문화를 선도하는 한국가이드스타와 412개 기업 재단을 공익사업유형에 따라 분류, 자산과 수입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 리스트를 추렸다.

지난해 국세청 홈택스 공시서류에 사업실적을 명시한 기업 재단 혹은 기업과 개인으로 구성된 재단은 총 788개다. 하지만 한국가이드스타에서 ‘기업 재단’이라고 판단해 실제 조사한 대상은 412개로, 이들 기업 재단의 총 사업비는 1조3129억 원에 달했다. 그 중 국세청 홈택스 공시서류에 사업실적을 명시한 기업 재단은 335개로, 총 사업비는 7125억 원이다. 77개 기업 재단은 공시서류에 사업실적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았다.

공시서류에 사업실적을 명시한 기업 재단 335개를 사업실적 키워드에 포함된 단어에 따라 장학(장학, 장학금 지원), 문화(문화행사, 체육행사, 문화예술체육관련 센터운영 지원 등), 학술(학술연구, 연구개발, 교육, 학교 지원), 복지(소외계층 기부, 사회복지시설 기부, 물품기부 등), 의료(의료, 의약품 지원), 기타(재단운영관리, 기타) 총 6종류로 분류했다. 이는 법인 분류가 아니라 기업 재단에서 하는 대표적인 사업을 분류한 것이다. 기업 재단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분야는 학술연구 및 교육 지원(42%)이고, 사회복지 지원(17%), 기타 지원(16%), 장학금 지원(12%), 문화 지원(10%), 의료 지원(3%)이 뒤를 이었다.




<기업 재단 현황조사>-412개 단체 공익사업유형에 따른 자산 및 수입 TOP LIST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현대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
학술장학법인 중 총 자산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은 1977년 현대그룹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현대건설(주) 창립 30주년 기념사업으로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아산사회복지재단이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수익사업 수입 또한 가장 많다. 고유목적 수입이 가장 많은 건 삼성그룹이 2013년 창조경제 정책을 뒷받침할 창의적인 미래과학기술을 육성하려 설립한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기부금 수입 또한 가장 많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건희 삼성 회장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을 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회복지법인 중 총 자산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은 삼성서울병원을 운영하는 삼성생명보험의 삼성생명공익재단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1982년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재단으로 설립돼 1991년 삼성생명공익재단으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고유목적 수입과 수익사업 수입, 기부금 수입 모두 사회복지법인 중 가장 많다.





학교법인 중 총 자산이 가장 많은 재단은 포항공과대학교다. 고유목적 수입은 정석인하학원이 가장 많았고, 수익사업 수입은 학교법인울산공업학원이 가장 많다. 기부금 수입은 포스코에서 직원 자녀 교육 등을 위해 1971년 설립한 포스코교육재단이 가장 많다.





LG연암문화재단에서 지난해 개최한 ‘2015 연암장학생 증서수여식’.
LG연암문화재단에서 지난해 개최한 ‘2015 연암장학생 증서수여식’.
문화법인 중 총 자산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은 1969년 설립된 LG그룹의 엘지연암문화재단이다. 엘지연암문화재단은 고유목적 수입 또한 가장 많다. 수익사업 수입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은 1990년 KT그룹이 설립한 케이티그룹희망나눔재단이다. 기부금 수입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은 1977년 금호아시아나그룹(구 금호그룹)이 세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다.




기타법인 중 총 자산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은 산업과학기술 진흥 목적으로 포스코가 설립한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수익사업 수입 또한 가장 많다. 고유목적 수입이 가장 많은 기업 재단은 우리은행이 2009년 설립한 우리미소금융재단이다. 우리미소금융재단은 기타법인 중 기부금 수입이 가장 많은 재단이다.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