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뜁니다” 했더니… 이대호 선배가 뛰라고∧∧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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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데뷔 첫 안타 친 최지만
“나만 안타 쳐 李선배에게 미안해… 이제 시작… 앞으로 더 기회 주겠죠”

17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7일 만에 출장한 이대호(시애틀)는 스윙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벤치로 돌아갔다. 두 타석에서 공 9개를 보는 동안 한 번도 스윙이 없었다. 하지만 후배 최지만(LA 에인절스)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안타를 뽑으며 환하게 웃었다. 더구나 팀도 4-2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첫 안타의 의미도 값졌다.

2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는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국인 야수가 동시에 같은 포지션(1루수)에 출장했다. 이대호는 시애틀 8번 타자, 최지만은 LA 에인절스 9번 타자로 출장했다. 경기 후 최지만을 LA 에인절스 라커룸에서 만났다.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치고 팀도 이겨서 기분이 좋겠다.

“사실 첫 안타는 큰 감흥이 없었다. 팀이 이겨서 다행이다. 최근 팀이 연패에 빠져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한국인 선수로는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두 선수가 같은 포지션으로 출장했다. 미국 캐스터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재미있었다. 어제 경기 끝나고 같이 식사했다. 오늘 이 선배에게 문자로 출장한다고 했더니 몇 번이냐고 묻더라. 9번이라고 하니까 ‘나는 8번이다’라고 답이 왔다. 그러면서 같이 잘해 보자고 했는데 나만 잘해서 미안하게 됐다.”

―고생 끝에 진출한 메이저리그에서 안타를 쳐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남다를 줄 알았는데 아무 생각이 없다. 이제 시작이다. 앞으로 더 기회를 주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출전하게 돼 컨디션 유지하는 게 힘들었을 텐데….

“매번 기회가 온다는 자세로 준비하고 있다. 첫 타석에서 잘 맞은 타구가 아웃돼 아쉬웠다.”

―시애틀에 있었던 적이 있으니 선발 투수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잘 알 거다. 최고 선수에게 안타를 뽑았다.

“최고의 투수이기는 하지만 ‘공 보고 공 친다’는 자세로 오늘 경기를 즐겼다.”

―7회 안타 후 견제 아웃 됐는데(기록으로는 도루 실패) 도루 시도한 건가.

“그 전에 도루 기회를 놓쳤다. 그래서 이번에 시도를 했는데 아웃됐다. 시범경기 때 도루를 많이 했다.”

―오늘 한국에 경기가 중계됐다.

“지금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 이럴 때만 연락이 온다. 못할 때는 연락이 전혀 없다.”

―안타 친 공은 어떻게 할 건가.

“집에 보관하겠다(구단은 최지만이 첫 안타를 친 공을 건네줬다).”

―5회 볼넷으로 출루 후 이대호와 1루에서 한참 얘기를 나누던데….

“‘뜁니다’ 그러니까 선배가 ‘뛰어라’고 했다. 그런데 코치가 너무 말이 많다고 지적하더라. 솔직히 여기 중남미 선수들은 더 많은 얘기를 한다. 오늘 처음 (한국 선수랑) 베이스에서 같이 있었다.”

김현수 멀티히트… ML 첫 타점

한편 볼티모어의 김현수는 이날 캔자스시티와의 경기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첫 타점을 기록했다.
 
애너하임=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이대호#최지만#메이저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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