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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정치

[사설]친박도 ‘대통령 변화’ 요구… 국정 새판짜기 불가피하다

입력 2016-04-20 00:00업데이트 2016-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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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로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를 기록하자 박 대통령과 거리를 두려는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늘고 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정우택 의원은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평적이고 건강한 당청관계를 정립해야 한다”며 “집권당은 당만 변해서는 안 되고 청와대가 함께 변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친박 핵심들은 ‘최경환 대표에 비박(비박근혜) 원내대표’ 구도로 당권을 장악한다는 계획까지 세워놓았다고 한다. 신박(신박근혜) ‘원유철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 5명의 쇄신파 의원이 반기를 든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5명 가운데 이학재 주광덕 의원도 친박계다. 원 원내대표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6일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을 열어 비대위 구성을 논의하기로 했다. 친박계가 다수라고 해서 이 자리에서 패권을 주장한다면 아직도 정신 못 차렸느냐는 국민의 지탄을 면하기 어렵다. 6월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수평적 당청관계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친박 핵심 몇 명을 제외하고는 박 대통령의 눈치를 보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

원래 레임덕은 내부에서 시작된다. 대통령마다 적어도 내 임기 중 레임덕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청와대는 레임덕을 막기 위해 친박 또는 진박(진짜 친박) ‘내리꽂기 공천’에 매달렸으나, 집권 4년 차에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까지 도래했으니 조기 레임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 임기가 22개월이나 남았는데 레임덕이 가속화할 경우 자칫 국정이 마비될까 걱정스럽지만 정치공학적 정계개편을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재임 중 여소야대를 맞은 대통령들은 개각으로 국정 운영의 새판을 짰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은 영수회담에서 여야정책협의체 구성을 통한 공통공약 우선 실천 등에 대해 합의한 데 이어 총선 넉 달 뒤 교육부 등 8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1992년 노태우 대통령은 총선 패배 일주일 만에 3개 부처 장관과 경제수석 등 일부 참모진을 교체했다.

박 대통령도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려면 친박계 수장으로 비치는 데서 벗어나 당의 일은 당에 맡기고 국정 쇄신에만 몰두해야 한다. 확고한 국정 개혁 의지를 보여줄 으뜸 방책은 역시 인적 쇄신이다.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직언할 수 있는 국무총리와 장관들을 탕평 인사를 통해 발탁하고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참모진도 대폭 교체해야 한다. 야당이 거국내각 구성을 요구했던 세월호 참사 직후에는 여당이 과반수여서 그럴 필요가 없었다. 이젠 여당만으로는 국정 운영이 힘들어진 만큼 야권 혹은 야당 인사까지 중용하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국민은 집권여당의 오만에 화난 것이지, 박근혜 정부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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