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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IT/의학

[첨단의학을 달린다]고령 환자에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 새 패러다임을 열다

입력 2016-04-20 03:00업데이트 2016-04-2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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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왼쪽에서 세번째)가 84세 고령의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3세대 인공스텐트를 이용한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신정범 씨(84)는 평소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올랐다. “나이가 들어 그러려니…”라고 수개월을 버텼지만 갑자기 숨이 끊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신 씨는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진단을 받았다. 치료하지 않을 경우 5년 내 사망률이 50%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었다. 60, 70대라면 가슴을 여는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고령이라 개흉 수술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병원은 신 씨의 치료 방향을 정하기 위해 심장내과, 흉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교수들과 통합진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인공스텐트를 이용한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을 실시하기로 했다. 5년 전만해도 이런 유형의 환자에게는 스텐트 시술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2010년 고령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게 이 시술을 처음 성공시켰다. 처음 시술을 받은 조모 씨(현재 91세)는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생존해있다. 지금까지 80대 환자 228명에게 시술을 진행해 97.5%를 성공시켰다. 이는 판막질환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었다.

심장판막 환자에게도 스텐트 시술 개척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은 가슴을 절개해 판막을 교환하는 기존의 수술과는 차원이 다른 수술이다. 먼저 작은 풍선 장치를 혈관을 따라 집어넣어 판막까지 도달하게 한다. 이후 좁아져 있는 판막 사이에서 풍선을 부풀려 공간을 확보한다. 이후 판막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물망을 대동맥판막에 고정시키는 방식이다. 노화된 대동맥판막으로 가슴통증이나 심부전이 발생했던 환자들은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 후 좁아졌던 판막 입구가 평균 2배 이상 넓어지고 증상이 크게 개선된다. 최근엔 기존 판막의 단점을 보완해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는 배가시킨 3세대 인공스텐트판막을 도입하기도 했다.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최근에는 많은 연구를 통해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고위험 환자뿐만 아니라 중등도 위험군의 환자에서도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의 적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대동맥판막스텐트시술은 지난해 6월부터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과 같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승인을 받은 기관에서만 진행할 수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이전보다 부담이 20%가량 줄어든다.

몸에 흡수되는 스텐트 대중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지난해 10월 선도적으로 생체흡수형 심장스텐트를 도입해 지금까지 약 100건의 시술을 진행했다.

생체흡수형 심장스텐트는 혈관 내에 삽입된 후 6개월 동안 견고하게 장착됐다 2년이면 모두 녹게 된다. 스텐트가 모두 녹아 없어져도 혈관의 기능과 혈관의 공간 모두 유지된다. 이뿐만 아니라 스텐트를 주입한 부위에 다시 문제가 생길 경우 재시술도 비교적 쉬운 편이다. 이전까지 스텐트 시술을 받으면 몸 속에 보형물이 그대로 남아있어 재수술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웠다.

박승정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12만5000명 이상이 생체흡수형 시술을 받았는데, 부작용이 거의 없었다”며 “효과와 안전성은 이미 입증된 셈이다” 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 미국, 싱가포르 등 9개국 29개 의료기관이 참여하는 다국가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임상연구는 급성 심장혈관질환을 예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폐동맥 풍선성형술 시행해 성공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은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 환자에게 혈전(피떡)으로 꽉 막힌 폐혈관을 풍선을 이용해 넓혀주는 ‘폐동맥 풍선성형술’을 시행해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는 정맥에 생긴 혈전에 폐동맥이 막혀 내부 압력이 올라가는 희귀질환이다.

지난해 11월 최모 씨(55)는 폐동맥 말단 부위가 혈전으로 꽉 막혀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송종민, 박덕우 심장내과 교수와 이재승 호흡기내과 교수, 이상민 영상의학과 교수가 한 자리에 모여 폐동맥 풍선성형술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지난 2월 환자의 사타구니 부위에 부분마취만 한 상태에서 가느다란 와이어를 폐동맥까지 넣어 풍선으로 넓히는 시술을 1시간 정도 시행했다. 시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최 씨는 3일 후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 시술은 1990년대 하버드 의대에서 개발된 후 일본에서 발전된 치료법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정식 등재됐다. 또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만성혈전색전성 폐고혈압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폐고혈압정맥혈전센터장 송종민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의 충분한 심장 스텐트 시술 경험이 있었기에 폐동맥 풍선성형술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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